안산, 침착한 슛오프 한 발…심박수 118 vs 167

  • 뉴시스
  • 입력 2021년 7월 30일 19시 11분


올림픽 양궁 역사에서도 최초 3관왕
준결승·결승 두 번의 슛오프…침착한 마지막 한 발 승부 갈라

한국 여자 양궁의 막내 안산(20·광주여대)이 두 차례 슛오프를 이겨내고 올림픽 사상 첫 양궁 3관왕 역사를 썼다.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벌어진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엘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슛오프 끝에 세트 점수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8)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여자 단체전과 혼성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안산은 개인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두 번의 슛오프를 이겨낸 안산이다.
앞서 4강전에선 매켄지 브라운(미국)과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1세트를 내준 안산은 2~3세트를 연속해서 잡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4세트를 다시 내준 뒤 5세트에서 28-28로 비겨 1점씩을 나눠 가졌다.

결국 슛오프에서 승부가 갈렸다.

안산이 먼저 10점을 쐈고, 브라운이 9점을 기록하면서 결승 티켓을 땄다.

결승전도 쉽지 않았다. 1세트를 1-1로 비긴 뒤 2세트를 잡고, 3세트를 내줬다. 4세트를 지면서 역전을 허용했고, 3관왕 달성의 최대 고비를 맞았다.
그러나 안산은 위기에 강했다. 벼랑 끝 승부였던 5세트를 29-27로 이긴 뒤 들어간 슛오프에서 안산이 먼저 활시위를 당겼고, 10점이 들어갔다.

안산의 10점에 오시포바는 흔들렸다. 결국 그의 화살은 8점에 꽂혔고, 안산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안산은 준결승과 결승에서 두 번의 슛오프를 이겨내며 강심장임을 증명했다.

그는 경기 후 슛오프 당시 상황에 대해 “속으로 혼잣말을 계속하면서 저를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며 “스스로 ‘쫄지 말고 대충 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슛오프 때 전혀 긴장되지 않았다는 안산은 “모르겠다. 경기가 끝나면 더 긴장된다”고 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건 안산은 오히려 경기를 즐겼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러 더 밝게 경기를 했다. 재밌기도 했다. 긴장감보단 재밌게 해서 (경기 중에) 많이 웃을 수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안산의 슛오프 화살이 발사된 순간 기록된 그의 심박수는 118 bpm(분당 118회라는 뜻)이었다. 일반 성인이 평온할 때 심박수는 100 bpm을 넘지 않는다. 안산은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오시포바의 슛오프 당시 심박수는 167 bpm이었다. 심박수 차이가 승패를 가른 셈이다.

박채순 총감독은 슛오프에서 강한 이유에 대해 “우리 선수들은 훈련 때, 슛오프를 게임으로 자주 한다. 가끔 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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