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높이뛰기 2m35 넘어 한국신기록
1997년 이진택의 ‘2m34’ 경신
“올림픽서 4cm 높여… 행복한 밤”
1cm 올리는 데 24년이 걸렸다.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사진)이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육상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우상혁은 1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뛰어넘었다.
이로써 우상혁은 1997년 6월 20일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이진택이 세운 2m34를 넘어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도쿄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한국 기록을 깨고 싶다. 간절하게 원한다. 그만큼 노력했다”고 말했던 그의 다짐을 마침내 이뤘다.
우상혁은 또 4위에 이름을 올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종목 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을 거뒀다. 종전 기록은 이진택이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기록한 8위(2m29)다.
이날 우상혁은 2m19, 2m24, 2m27에 이어 2m30까지 모두 1차 시기에 성공했다. 올림픽이 열리기 전인 6월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은 2m31이다. 1cm 차이로 올림픽 출전권을 딴 그였다.
결선에서 승승장구하며 2m33에 도전한 그는 1차 시기에서 바를 건드리며 실패했지만 미소를 잃지 않았다. 2차 시기에서 2m33을 가뿐하게 넘으며 개인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2m35로 바를 높인 뒤 1차 시기에 넘었다. 2m37에 도전해 1차 시기를 실패한 그는 2m39로 바를 높이는 승부수를 던졌다. 비록 넘지는 못했지만 한국 육상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올렸다.
우상혁은 경기 뒤 “행복한 밤이다. 내 키(188cm)보다 약 50cm가 큰 2m37을 시도할 때 ‘이게 꿈인가’가 싶었다. 높이뛰기 선수는 자신의 키에 50cm 이상이 마의 벽이다”라며 “1cm를 올리는 데 4년이 걸렸는데 올림픽에서 무려 기록을 4cm 올리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큰 선물을 올림픽에서 받았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경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은 그는 모든 경기를 마친 뒤 현역 군인답게 절도 있는 경례를 하기도 했다. 우상혁은 “아쉽지만 후회는 없어요. 할 거 다 했습니다. 3년 뒤 파리에서 우승해 보겠다”고 말했다. 어느새 그의 눈높이는 2024 파리 올림픽의 바를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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