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남자 높이뛰기 대표 무타즈 바르심(30)은 1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 도중 심판진에게 다가가 이렇게 물었다. 심판진은 “상대 선수도 동의한다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대 선수’이자 ‘절친’이었던 잔마르코 탐베리(29·이탈리아)의 대답도 물론 OK였다. 그렇게 올림픽 높이뛰기 역사상 첫 번째 공동 금메달이 나왔다.
두 선수는 이날 2m37을 1차 시기에 넘은 뒤 2m39에 도전했지만 3차 시기까지 모두 실패했다. 두 선수는 이날 2m24부터 2m35까지 전부 1차 시기에 성공했기에 모든 기록이 똑같은 상황. 국제육상경기연맹(WA)은 이럴 때 ‘승부뛰기’를 통해 순위를 가리도록 하고 있다. 높이를 조금씩 높여가면서 끝까지 살아남는 선수에게 높은 순위를 주는 방식이다. 단, WA 규정 26.8.4는 ‘참가 선수 전원이 승부뛰기 참가를 거부하면 공동 순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예외를 두고 있다. 두 선수는 이 규정에 따라 공동 금메달을 받을 수 있었다.
공동 금메달을 따낸 뒤 바르심은 트위터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수촌에서 탐베리와 나란히 찍은 사진을 올리며 “탐베리는 필드 바깥에서도 나와 가장 친한 친구”라면서 “금메달 하나보다 더 좋은 게 있다면 바로 금메달 두 개”라고 썼다.
125년 여름올림픽 역사상 공동 금메달을 받은 건 이들이 30번째다. 공동 은메달은 35번이 나왔다. 레슬링, 유도, 태권도처럼 원래 동메달이 2개인 종목을 제외하면 공동 동메달은 54번이다. 겨울올림픽에서는 공동 금메달 9번, 은메달 13번, 동메달 8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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