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 출국 전 "일본올림픽이니 일금(金)을 따고 오라" 농담
"올림픽 넘어 세계신기록 도전…확신 갖고 훈련할 것"
"영광…신기한 경험" "평정심 유지·바람 파악은 과제"
"부정적 생각 떨쳐내고 긍정적 생각하면 모든 게 좋아져"
도쿄올림픽에서 양궁 역사상 첫 3관왕을 달성한 안산이 재학 중인 대학을 찾아 세계 신기록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며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산은 4일 광주 광산구 광주여자대학교 대학본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목표를 묻는 질문에 “올림픽 신기록을 달성했지만 세계 신기록이 더 크고 좋다고 생각한다. 기록 달성을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신기록은 개인전 랭킹라운드 점수를 가리킨다. 안산은 이번 올림픽에서 680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달성한 신기록 673점을 넘어선 기록 경신이었다.
다만 목표로 삼은 ‘세계신기록’은 이번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강채영(25)이 지난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692점을 가리킨다. 안산은 이번 올림픽이 성인 선수로서는 사실상 첫 국제대회 데뷔 무대였다.
안산은 올림픽 3관왕 달성 당시 소감에 대해선 “(결승) 슛오프 이후 ”다 끝났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지도자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떠오르면서 감사한 마음이 컸다”며 “영광스럽고 신기한 경험이었다”라고 밝혔다.
혼성 4강전에서 10점 과녁에 꽂힌 김제덕의 화살의 뒤를 명중시키는 이른바 ‘로빈 후드 애로우’(꽂힌 화살 뒤를 명중시키는 화살)에 대해서도 “선수 생활 목표 중 하나였다. IOC올림픽박물관에 전시되는 것도 영광이다”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올림픽 여정 중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는 개인 4강전을 꼽았다. 안산은 4강전에서 미국의 맥켄지 브라운과 세트 스코어 5대5 이후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개인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산은 “4강전 슛오프가 기억에 남는다. 좀 떨렸지만 활을 쏘고 난 뒤엔 ‘10점’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훈련 과제에 대해 안산은 “시합 때 평정심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람을 잘 파악하는 것도 다듬어야 한다”며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지며 훈련할 계획이다”라고 다짐했다. 뒷바라지를 해준 부모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안산은 “경기 직후 부모님께서 전화로 ‘수고했다. 자랑스럽다. 사랑한다’는 격려 말씀 많이 해주셨다”면서 “어머니가 출국 전 ‘일본올림픽이니 일금(金)을 따고 오라’는 농담을 한 적이 있다. 일금이 아니라 삼금(三金)이 돼서 기쁘다”고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엄마 사랑해, 아빠도 사랑해”라고 하며 수줍어했다.
선수로서 좌절을 극복하는 방법으론 “운동할 때 ‘안 된다, 슬프다’ 같은 감정, 생각을 빨리 떨쳐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운동할 때 만큼은 모든 것이 긍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떨쳐내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성적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자신을 선망하는 청소년을 향해선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노력해서 어떤 일이든 좋은 결과 있길 바란다. ‘의지만 있으면 못할 것은 없지’라고 생각한다”고 격려의 말을 남겼다.
안산은 이번 2020 도쿄올림픽에서 양궁 혼성·단체·개인전을 휩쓸며 역사상 첫 양궁 3관왕 자리에 등극했다. 역대 하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금메달 3개를 따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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