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4번만 가면 작아지는 타자들…韓야구 타순에 변화줄까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5일 10시 57분


강백호, 4번 타자로 나서 6타수 무안타…타순 조정 뒤 '펄펄'
양의지에 4번 맡겼으나 부진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가 주는 중압감 때문일까. 4번 타자로 나서는 선수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김경문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4번 타자 중책을 맡긴 것은 강백호(22·KT 위즈)였다. 이스라엘, 미국과의 콘택트 능력과 장타력을 두루 갖춘 강백호가 해결사 역할을 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강백호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스라엘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 미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경문 감독은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 경기부터 강백호를 2번 타자로 내보냈다.

강백호는 2번 타자로 나서기 시작하면서부터 펄펄 날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2루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끌어올리더니 이스라엘과의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경기에서는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4일 일본과의 준결승에서도 0-2로 뒤진 6회초 좌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강백호가 2번으로 이동하면서 안방마님 양의지(34·NC 다이노스)가 4번 타자 중책을 맡고 있지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제외하고 나머지 4경기에 선발 출전한 양의지는 이번 대회에서 타율 0.111(18타수 2안타)에 머물렀다.

일본과의 준결승에서도 양의지의 부진이 유독 아쉬웠다. 그는 4차례 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돌아섰다. 테이블세터로 나서는 박해민, 강백호와 3번 타자 이정후가 찬스를 만들어줘도 해결해주지 못했다.

양의지는 1회 박해민의 볼넷과 이정후의 2루타로 만든 1사 2, 3루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0-2로 뒤진 6회 무사 2루에서 강백호가 적시타를 날려 1점을 만회한 뒤 이정후가 우전 안타를 쳐 무사 1, 3루의 찬스가 이어졌지만,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양의지가 부진한 가운데 6번 타자로 나서는 오재일도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한국 타선은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5, 6번 타자로 중심타선을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하는 오재일은 이번 대회에서 타율 0.176(17타수 3안타)으로 고전하고 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오재일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도 1회와 6회 찬스 상황에서 침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김현수의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든 6회 1사 1, 2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선 장면은 두고두고 아쉬웠다.

중심타선에서 대표팀 캡틴 김현수가 고군분투하고 있다. 김현수는 이번 대회 5경기에서 타율 0.455(22타수 10안타) 2홈런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뽑아냈고, 이스라엘과의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경기에서는 투런포를 작렬하는 등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해 한국이 11-1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는데 앞장섰다.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6회 무사 1, 3루 찬스에 양의지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해결사 역할을 한 것이 김현수였다.

한국은 5일 미국과의 준결승에서 다시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승리하면 결승에 올라 일본에 설욕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이 타순 조정이라는 승부수를 띄울지 관심이 쏠린다.

[도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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