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 선수(33·상하이)가 10년 전 터키 리그에서 뛸 당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토로했던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연경은 2011년 12월 페이스북에 “나도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런 자부심을 갖고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박지성, 기성용 등은 유럽 챔피언스리그 선발로만 나와도 이슈가 되는데 나는 선발로 나와 양 팀 최고득점을 해도 한국에서 아는 사람은 팬밖에 없다”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이어 “축구와 배구 스포츠의 차이도 있겠지만 너무 관심이 없다”면서 “물론 축구나 야구 정도의 관심을 가져달라는 건 아니지만 내가 지금 터키 리그에서 열심히 한국을 알리고 열심히 뛰고 있을 때 ‘한국에서는 나한테 무엇을 해주고 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바라는 건 조금의 관심이다. 이런 부분이 너무 안타깝고 가끔은 이런 현실이 슬프다”고 털어놨다.
김연경이 이 글을 쓸 당시 국내에서 배구는 비인기 종목으로 언론과 스포츠팬에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2021년 8월 4일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터키와의 8강전은 오전 9시에 진행됐는데도 140만 명(네이버 집계) 넘는 ‘방구석 관중’이 몰렸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안산(20·광주여대)이 3관왕을 달성한 여자 양궁 개인전을 지켜본 동시 접속자는 약 83만 명이었다. 지난달 29일 황선우(18·서울체고)의 남자 수영 100m 결선은 70만 명, 31일 남자 축구 멕시코와의 8강전은 68만 명이 시청했다. 이날 오후 7시에 열린 야구 준결승 한일전의 최대 동시 접속자는 약 91만 명이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터키에 세트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했다. 2012 런던올림픽 4위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4강 진출이다.
이날 경기를 마친 김연경은 “그 누가 우리를 4강에 갈 거라고 예상했을까 싶다. 우리가 원팀(one-team)이 돼서 4강에 진출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남은 두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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