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로 도쿄 올림픽을 마친 김연경이 이번 대회가,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이 국가대표로서 뛴 마지막 경기였음을 암시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 배구 대표팀은 8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0-3(18-25 15-25 15-25)으로 졌다. 1976년 대회 이후 45년 만에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던 한국은 아쉬움 속에 대회를 마무리했다.
김연경은 팀 내 최다 득점인 11점을 기록했지만 세르비아의 집중 견제에 막히는 등 아쉬움 속에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4강 자체로 이미 많은 것을 이룬 여자배구다.
김연경은 “아쉬운 결과지만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선 기쁘게 생각한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고 우리조차 4강까지 올 수 있을지 몰랐다”고 뒤돌아 본 뒤 “세르비아는 이길 자격이 있었다. 경기에 대해서는 후회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김연경은 경기 후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김연경은 “그동안 고생한 생각이 나서 그랬다”며 짧게 답했다.
김연경은 이번 올림픽을 어떤 마음으로 임했느냐는 질문에 “런던 올림픽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갔다. 리우 올림픽에는 욕심을 갖고 갔다. 이번 대회는 그냥 후회 없이 유종의 미를 잘 거두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서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연경은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연경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국가대표는 내게 무거운 자리였고 자부심이었다”며 “협회나 협회장님과도 이야기를 해 봐야 하지만, 사실상 오늘이 내 국가대표 마지막 날이 되지 않을까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김연경은 “이번 대회는 많은 관심 속에서 즐겁게 배구했다. 여자배구를 조금이나마 알릴 수 있어서 기분 좋다.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한 뒤 “올림픽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여기까지 끌어올린 여자배구를 후배들이 더 열심히 해서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연경은 “긴 시간 후회 없이 준비했다. 지금은 머릿속이 하얗고 아무 생각도 없다. 이제 좀 쉬고 싶다. 밖에 나가서 밥도 먹고, 일상생활의 소소한 것들을 하고 싶다”고 인간 김연경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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