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태권도-레슬링 등 부진했지만 다양한 종목 선전해 가능성 키워
엘리트 체육으로 계속 키워나가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종합 순위 16위(금 6, 은 4, 동메달 10개)를 차지한 한국 스포츠는 이번 대회를 통해 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찾았다.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에 태어난 세대) 선수들의 발굴은 가장 의미 있는 수확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8일 도쿄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대회 결산 기자회견에서 “박태환(수영)과 장미란(역도), 진종오(사격) 등의 시대가 지나간 상황에서 10대 후반∼20대 초반 선수 20여 명이 완벽한 세대교체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양궁에서 각각 3관왕, 2관왕에 오른 안산(20)과 김제덕(17)을 비롯해 사격 25m 권총에서 올림픽 기록으로 깜짝 은메달을 따낸 김민정(24), 체조 남자 뜀틀 금메달 신재환(23), 여자 뜀틀 동메달 여서정(18) 등이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조구함은 유도 남자 100kg급에서 값진 은메달을 땄다. 결승에서 조구함은 연장전 끝에 자신을 누른 일본의 에런 울프의 왼팔을 들어줬는데 패자의 품격 있는 행동이었다는 찬사를 들었다.
어린 선수들의 선전으로 엘리트 체육의 체질 개선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이제 일반 학생들에게도 운동을 장려하는 문화가 정착돼 자연스럽게 생활 체육, 엘리트 체육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신유빈은 고등학교를 다니지 않고, 여서정도 대학을 가지 않았다.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학생 선수들을 규제만 하려는 정책은 조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근대5종에서는 전웅태가 동메달을 따내며 종목 다변화의 길을 뚫었다.
하지만 태권도와 레슬링, 유도 등 전통 메달 종목에서의 부진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 회장은 “한국에 돌아가서 종목별 협회 관계자, 전문가 등과 함께 과거의 영광에 안주해 있는지, 세계적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것인지, 수직적이고 구태의연한 방식의 훈련이 남아 있는지 등을 점검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이 금메달 39개, 은메달 41개, 동메달 33개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3회 연속이다. 미국은 마지막 날 여자배구, 여자농구 등에서 금메달을 추가해 중국(금 38개, 은 32개, 동 18개)을 금메달 1개 차로 제쳤다. 개최국 일본은 금 27개, 은 14개, 동 17개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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