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해설자 82% 남성…“성 불균형 여전” 보고서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13일 16시 06분


이번 도쿄 올림픽 주요 시청 시간대에 여성 운동 선수의 경기 중계 비중이 늘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성 불균형이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성평등 비영리단체 ‘더 레프리젠테이션 프로젝트’(The Representation Project)는 최근 올림픽 중계 속 성평등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와 동일한 양과 방식으로 주요 시청 시간대에 보도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실시됐다.

‘여성 경기를 존중하라’(RESPECT HER GAME)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2020 도쿄 올림픽 첫째 주에 중계된 내용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종목이 황금 시간대에 중계되는 비중은 59.1%로 의미있는 수치를 보였다.

20년 전만 해도 주요 시청 시간대에 남자 선수의 경기 중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자 선수에 비해 2배가 넘었었다.

그러나 보도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한 성 불균형이 나타난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올림픽 해설자 10명 중 8명은 남자(82%)로 여성의 자리는 여전히 부족함을 드러냈다.

이는 경기가 펼쳐지는 것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측면을 오직 남성이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선수의 신체가 시각적으로 대상화되는 경우도 여자 선수들은 5.7%로 남자 선수들의 0.6%에 비해 10배 가까이 됐다.

시각적으로 대상화한다는 것은 카메라가 선수 몸의 특정 부분을 성적인 의미로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또한 여성 선수의 3분의 2(69.6%)가 노출이 심한 운동복을 입는 반면 남자 선수의 경우는 절반(53.5%)에 불과했다.

예전부터 꾸준히 지적된 여성 선수 노출 논란에 독일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은 이번 도쿄 올림픽 경기에 기존의 노출이 심한 비키니 형태의 레오타드 대신 긴바지 형태의 유니타드를 착용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독일팀의 엘리자베스 세이츠는 “모든 여성이 무엇을 입을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여자 체조 대표팀은 독일 체조연맹의 지지에 힘입어 스포츠계의 성적 학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려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한편 언어적인 측면에서도 성 차별은 여전했다.

남자 선수를 선수가 아닌 성별을 붙여 ‘남자’ 선수라고 표현한 사례는 2.0%에 불과했다. 반면, 여자 선수를 ‘여자’ 선수라고 표현한 비율은 13.6%로 6배 넘게 차이났다.

이러한 표현법은 여자 선수는 선수 중에서도 부차적인 존재인 반면, 남자 선수만이 ‘진짜’ 선수라는 생각을 강화하게 만든다.

또 폄하의 의미가 담긴 성별 표현의 사례에서도 여자 선수를 ‘소녀, 숙녀’ 등으로 부른 사례가 29번 나왔지만 ‘소년’이라는 호칭은 4번으로 대비를 이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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