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김영택 “도쿄 준결선 이어 파리에선 결선 올라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7일 03시 00분


[도쿄 못다한 이야기]올림픽 첫 진출해 긴장속에 예선
주변서 “축하한다” 인사받고서야 기록지 보고 준결선 진출 확인해
4형제중 큰형 빼고 다이빙 선수… 둘째 형은 우하람과 싱크로 출전
“올림픽서 자기관리 중요성 깨달아… 다음번엔 메달 경쟁도 나서볼 것”

자신의 첫 올림픽인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준결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둔 한국 다이빙 기대주 김영택은 3년 뒤 파리 올림픽에서 ‘결선 이상’의 돌풍을 다짐한다. 6일 열린 도쿄 올림픽 다이빙 남자 10m 플랫폼 예선에서 뒤로 회전하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김영택. 도쿄=뉴시스
자신의 첫 올림픽인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준결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둔 한국 다이빙 기대주 김영택은 3년 뒤 파리 올림픽에서 ‘결선 이상’의 돌풍을 다짐한다. 6일 열린 도쿄 올림픽 다이빙 남자 10m 플랫폼 예선에서 뒤로 회전하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김영택. 도쿄=뉴시스
“안 다치고 잘 마쳐서 ‘축하한다’고 말해주신 줄 알았어요(웃음).”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인 2020 도쿄 올림픽 다이빙 남자 10m 플랫폼 예선이 열린 6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 김영택(20·제주도청)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지나던 순간까지 자신의 준결선 진출 사실을 몰랐다. 홀로 있던 기자가 “(예선을 통과해) 축하한다”고 하자 떨려서 못 봤다던 기록지를 확인했다. 자신의 이름 옆에 다음 라운드 진출을 의미하는 ‘Q(Qualified)’ 표식이 있는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

이날 김영택은 참가 선수 29명 중 마지막인 18위로 준결선에 올랐다. 그리고 이튿날 준결선에서 15위로 결선 진출 자격이 주어지는 12위 안에 포함되지 못해 올림픽을 마쳤다. 준결선에서 374.50점을 기록해 예선(366.80점)보다 점수를 끌어올린 데 만족해야 했다. 그는 “예선 때 못해서 떨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선수들에게 꿈인 올림픽 경험을 쌓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4형제 중 3명이 다이빙 선수인 김영택 가족. 왼쪽부터 둘째 김영남, 넷째 김영호, 셋째 김영택. 김영택 제공
4형제 중 3명이 다이빙 선수인 김영택 가족. 왼쪽부터 둘째 김영남, 넷째 김영호, 셋째 김영택. 김영택 제공
첫 올림픽에 대한 소감으로 그는 “전지훈련 같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다이빙 대표팀과 함께 일본에 입국한 후 자신의 종목인 10m 플랫폼 예선을 치르기까지 17일이 걸렸기 때문이다.

컨디션 조절에 나선 이틀을 제외하고 매일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훈련한 그는 동료들이 경기하는 날 관중 없는 경기장에서 응원단장을 자처해 목청을 높였다. 대회 막판 자신의 경기가 열려 집중력이 흐트러질 만했지만 우하람(23·국민체육진흥공단)에 이어 올림픽 준결선에 오른 남자 선수가 됐다.

이번 올림픽에서 우하람이 3m 스프링보드 4위에 올라 ‘다이빙=우하람’ 이미지가 굳어졌지만 김영택은 소문난 다이빙 집안이다. 4형제 중 3명이 다이빙 선수다. 그의 둘째 형 김영남(25·제주도청)은 이번 올림픽에서 우하람과 싱크로 10m 플랫폼에서 호흡을 맞췄고, 넷째 김영호(18·경기체고)는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기량을 닦고 있다. 셋째 김영택이 다이빙 형제들 중 가장 먼저 올림픽 준결선에 올랐다.

5년 전 올림픽에서 한국 다이빙 사상 처음 결선에 오른 뒤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 경쟁을 펼친 우하람처럼, 첫 올림픽을 기대 이상으로 마친 김영택의 다음 목표는 ‘결선 이상’이다. 8일 귀국 후 열흘도 못 쉰 그는 ‘다음’을 위해 17일부터 소속팀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형을 따라 다이빙을 시작했고, 형과 하람 형을 롤모델 삼아 지금까지 왔어요. 올림픽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며 자기 관리의 중요성도 깨달았죠. 다음에 더 발전한 모습으로 결선에서 (메달) 경쟁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김영택#예선#다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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