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장악’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불참 “도쿄행 비행기 못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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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17일 11시 05분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가 되겠다던 자키아 쿠다다디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국제패럴림픽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가 되겠다던 자키아 쿠다다디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국제패럴림픽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장악으로 대혼란에 빠진 아프가니스탄이 2020 도쿄 패럴림픽에 불참한다.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2명의 선수가 수도 카불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대표팀의 아리안 사디키 단장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가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선수 2명이 패럴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며 “불행하게도 격변으로 인해 그들은 제때 카불에서 출국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은 지난 15일 탈레반이 카불 대통령궁을 점령하고 20년 만에 정권을 잡으면서 대혼란에 빠졌다. 카불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로 인해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은 한때 폐쇄되기도 했다.

1996년 패럴림픽에 처음 참가한 아프가니스탄은 이번 대회에 총 2명의 선수가 참가할 예정이었다. 자키아 쿠다다디가 태권도 경기에, 호사인 라소울리가 육상 경기에 나가기 위해 16일 카불을 떠나 17일 도쿄에 도착할 계획이었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선수단은 탈레반 점령 후 물가 폭등으로 인해 항공권을 구할 수 없게 됐다.

사다키 단장은 “두 선수는 공원이나 마당에서 훈련하며 패럴림픽 출전을 기대했다. 특히 쿠다디디는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가 될 예정이었다. 이것은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것으로 그는 상당히 열정적으로 준비했다”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사다키 단장은 아프가니스탄 선수들의 미래가 암울해졌다고 한탄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은 수십년 간 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다. 많은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했는데 과거 탈레반 정권 때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라며 “그러나 탈레반의 정권 탈환으로 선수들이 앞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하기가 힘들어졌다. 특히 여자선수들은 더욱 그렇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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