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하이원’ 3타차 뒤집고
박민지-오지현 등 1타 차 제쳐
작년 부진 원형탈모 맘고생에도
첫승 ‘약속의 땅’서 타이틀 지켜
임희정(21·한국토지신탁)이 ‘약속의 땅’에서 약 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임희정은 22일 강원 정선군 하이원리조트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민쉼터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정상에 섰다. 박민지(23) 오지현(25) 등 공동 2위 4명을 1타 차로 따돌리며 2019년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개인 통산 4승째로 우승 상금은 1억4400만 원.
강원 태백이 고향인 임희정에게 하이원리조트CC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2019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한 임희정은 그해에만 3승을 따내며 신인상 2위에 올랐다. 웃는 얼굴과 눈매로 ‘사막여우’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임희정에겐 사막 위 오아시스 같은 곳인 셈이다. 임희정의 팬클럽인 ‘예사’(예쁜 사막여우)는 대회장 입구 언덕에 응원 플래카드를 내걸며 지원 사격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회가 열리지 않으면서 임희정은 타이틀 방어에도 성공했다.
전날 3라운드 도중 경기가 우천 순연되면서 이날 오전 6시 50분부터 경기를 해야 했던 임희정은 이날만 총 28개 홀(잔여 10홀, 4라운드 18홀)을 소화하면서 서서히 추격의 끈을 당겼다. 오전 11시 50분 전 홀 동시 티오프로 4라운드가 시작되기까지 1시간의 여유 동안 퍼트 연습을 하느라 제대로 된 식사 대신 떡을 챙겨 먹으며 대비했다.
선두 이가영(22)과 3타 차 공동 4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임희정은 4∼13번홀에서 버디만 5개를 뽑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특히 13번홀(파4)에서 5.1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먼저 경기를 마무리한 임희정은 챔피언 조의 이가영, 오지현, 김재희가 나란히 버디에 실패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임희정은 이날 그린적중률 94.44%, 페어웨이 안착률 57.14%를 기록했다.
대회 뒤 임희정은 “지난해 하반기에 퍼트로 고생했고 설상가상 비거리도 줄어들어 스윙 교정까지 했다”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한때 원형탈모를 겪을 정도로 스트레스가 컸다고 한다. 이날 우승으로 사인 위 깃발 속 숫자를 3에서 4로 바꾼 임희정은 “오늘은 우승 욕심 버리고 마음 편하게 플레이했다. 하반기에 예정된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생애 첫 승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까지 노렸던 이가영은 4라운드에서만 2타를 잃으며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공동 6위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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