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대표 이미규(33·울산장애인체육회)가 대한민국에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첫 메달을 안겼다. 값진 동메달이다.
이미규는 28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탁구 단식 TT3 준결승에서 알레나 카노바(41·슬로바키아)에 1-3(7-11, 10-12, 11-2, 9-11)로 패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도쿄 패럴림픽 탁구는 3, 4위전을 치르지 않고 공동 3위로 시상하기 때문에 준결승에만 오르면 메달을 확보한다. 국제탁구연맹(ITTF)과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8강전을 치열하게 치르고 결승전 몰입도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이번 대회에 한해서만 한시적으로 공동 3위를 적용하기로 했다.
전날 4강 진출을 확정해 메달을 확보했던 이미규는 이날 4강에서 패하며 동메달을 확정했다. 패럴림픽 개회 닷새 째 나온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이다.
이미규는 “많이 아쉽다. 빨리 적응을 못해 아쉽다. 목표가 동메달이었는데 이룰 수 있어서 기분이 좋지만, 더 잘했어야 하는데…”라며 “황은빛 코치님이 잘 가르쳐주셨는데,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잘 싸웠다’는 말에도 그는 “목표를 이뤘는데 올라가니까 또 욕심이 생기더라. 더 잘하고 싶었는데 잘 안돼 아쉽다”면서 “그래도 후회는 없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뒤이어 한국 대표팀 ‘막내’ 윤지유(21·성남시청)도 같은 등급에서 동메달을 땄다. 윤지유는 4강에서 2016년 리우 패럴림픽 2관왕인 쉐쥐안(32·중국)을 만나 2-3(12-14, 11-9, 9-11, 11-6, 8-11)으로 석패했다.
4세트까지 2-2로 맞서며 경기를 잘 풀어갔으나 마지막 세트에서 상대에 먼저 11점을 내줬다. 결승 진출은 실패했지만 리우 대회 개인전에서 4위에 그쳤던 그는 5년 만에 열린 패럴림픽에서 개인전 첫 메달을 거머쥐었다.
경기 뒤 “너무 아쉽다”고 입을 연 윤지유는 “5세트 마지막 리시브 미스가 아쉽다. 9-9까지 갔으면 어떻게 됐을 지 모르는데…”라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할 만큼 성장한 게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도 “이겼으면 더 성장했을 텐데, 오늘 정말 좋은 기회였고 결승에 올라 갈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거듭 아쉬워했다.
리우 대회 때 어머니와 동행했던 윤지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번 대회에선 어머니와 함께 하지 못했다. 대회 개막 전 “메달을 따면 어머니께 걸어드리겠다”고 다짐했던 그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윤지유는 “엄마가 걱정을 많이 하신다. 중계방송으로 보고 계실 것이다. ‘엄마, 아쉽게 졌지만 다음 패럴림픽에선 더 잘할게’”라고 전했다.
이미규와 윤지유는 서수연(35·광주시청)과 팀을 이뤄 31일 오후 여자 단체전 TT1-3에도 출전한다. 세 선수는 리우 대회에서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한 사이로 이번 대회에서 2개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선수들은 단체전에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미규는 “여자 선수들 모두 개인전에서 메달을 땄다. 단체전에선 무조건 금메달을 따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윤지유 역시 “단체전은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우 대회 이후 5년의 시간이 지났고 우리 팀은 좀 더 강해졌다.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김영건(37·광주시청)은 남자 단식 TT4 준결승에서 네심 투란(29·터키)을 3-1(9-11, 11-9, 11-7, 11-2)로 꺾고 결승에 진출하면서 은메달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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