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인 올림픽과 패럴림픽(장애인)을 오가며 경기를 치르는 한 팔 탁구선수 나탈리아 파르티카(32·폴란드)가 패럴림픽 개인전 5연패에 실패했다.
파르티카는 28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여자 탁구 단식 TT10 준결승에서 양치안(25·호주)에 3-2(7-11, 11-4, 11-9, 6-11, 9-11)로 패했다. 양치안은 중국에서 호주로 귀화한 선수다.
국내 탁구 팬에게도 파르티카는 꽤 익숙한 선수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올림픽에 출전해 비장애인 선수들과 겨뤄 온 그는 도쿄 올림픽 여자 탁구 단체전에서 한국의 신유빈(17·대한항공), 최효주(23·삼성생명)를 상대했다.
비장애인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파르티카는 패럴림픽에서는 탁구 단식 ‘최강자’다. 11살이던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처음 패럴림픽 무대를 밟은 파르티카는 2004년 아테네 대회 개인전에서 우승하며 ‘패럴림픽 탁구 최연소 챔피언’에 올랐다. 이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단식에서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었다.
도쿄 패럴림픽에서 5연패에 도전했으나 이날 양치안과 팽팽한 맞대결 끝에 마지막 세트를 내주면서 행진을 멈춰야 했다. 파르티카와 양치안은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패럴림픽 단식 결승에서도 맞붙은 사이다. 당시에는 파르티카가 모두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이번에는 양치안이 설욕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 탁구는 3, 4위전을 치르지 않고 공동 3위로 시상하기 때문에 파르티카는 동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파르티카는 경기 후 “우리 둘 다 꽤 잘 했다. 내가 5세트에서 앞서고 있었는데, 더 잘했어야 했다. 부담을 약간 느끼면서 마지막에 지게 된 것 같다. 마지막에는 상대가 더 잘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5연패가 좌절된 그는 “타이틀을 지킬 수 없게 된 건 실망스럽다. 슬프고 화가 났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최선을 다 했고,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 오늘은 내가 부족했다. 미래를 위한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패럴림픽 공식 정보 사이트 ‘마이인포’ 인터뷰를 통해 파르티카는 “스트레스를 덜고 대회를 즐기고 싶다”고 했다. 이날 바라던 대로 경기를 즐겼는지 묻자 그는 “노력했다. 5세트 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다”며 웃고는 “오랜만에 큰 부담 없이 경기를 했다. 스트레스가 있기는 했지만 과거만큼은 아니다. 훨씬 편하게 경기를 했고 패하긴 했지만 오늘의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고 답했다.
파르티카는 이제 TT6-10 단체전에 나선다. 리우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도전이다. “복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유쾌한 반응을 보인 그는 “대표팀 동료도 4강에서 탈락했다. 우승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단체전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식 패배의 설욕은 2024 파리 대회를 내다본다. 그는 “앞으로 탁구를 몇 년은 더 할 거다. 파리 대회가 3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마 파리에서 (개인전) 복수를 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