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는 말만 수차례…서수연 “금메달까지 가기가 정말 힘들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8일 21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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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2회 연속 은메달을 획득한 서수연(35·광주시청)이 짙은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서수연은 28일 오후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탁구 여자 단식 TT1-2 결승에서 류징(33·중국)에 1-3(7-11, 8-11, 11-4, 11-8)으로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6 리우 패럴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은메달이다.

한국 여자 선수가 패럴림픽 탁구에서 2회 연속 은메달을 획득한 건 서수연이 처음이다. 세계 2위라는 훌륭한 성적이지만, 서수연은 경기를 마친 뒤 ‘아쉽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2016년 리우 패럴림픽에서도 결승에서 류징에 1-3으로 패했기 때문이다.

당시 눈물을 쏟았던 그는 5년 만의 설욕을 다짐하고 이번 대회에 임했으나 끝내 류징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서수연은 취재진을 보자마자 “좋은 소식을 전해드려야 하는데 아쉽네요”라고 말했다. 앞서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결승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었던 그다.

서수연은 “내가 구사하고 싶은 기술들이 더 있었는데 몰리는 상황이 오다보니 다 해 보지 못해 아쉽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최선을 다 한 것 같은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후회보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다. 행운이 좀 따랐으면 좋았을 텐데 준결승부터 그러지 않았다. ‘극복해보자, 해내보자’ 생각했는데도 여의치가 않았다. 많이 아쉽다”고 했다. “지금도 머리 속에서 경기가 맴돈다. 리우 때보다도 경기가 빨리 끝난 느낌이다”라고 곱씹기도 했다.

3년 후 열리는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다시 금메달에 도전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에 서수연은 “나이가 적지 않아 걱정이 되기는 한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그는 “도쿄 때 원하는 목표를 이루고 나면 다음 패럴림픽을 다시 준비할지, 운동만 할지를 편한 마음으로 결정하고 싶었는데 그게 안 돼 아쉽다. 내가 목표하는 건 금메달인데 거기까지 가기가 정말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보였다. 서수연은 “국위선양 의미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목표라 금메달을 따고 싶었던 건데, 은메달도 당연히 크다. 경기에 이변이 많아 내가 원하는 대로 나오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모델을 꿈꾸던 10대 소녀 서수연은 자세 교정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주사 치료를 받은 후 척수에 문제가 생겨 하반신이 마비됐다. 재활 과정에서 탁구를 접하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고, 리우 패럴림픽에서 한국 여자 탁구 단식 선수 최초로 은메달을 따내며 장애인 스포츠 대표 스타로 떠올랐다.

탁구가 자신의 삶을 바꿨다는 서수연은 “탁구로 인해 사회에 나오고 성장하게 됐다”며 “좋아서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는데, 나를 좋게 봐주시고 내가 하는 일을 부럽다고도 해주신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열심히 하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앞으로 가장 먼저 생각할 일은 단체전이다. 서수연은 31일 후배 이미규(33·울산장애인체육회), 윤지유(21·성남시청)와 함께 여자 단체전(스포츠등급 1-3)에서 또 한 번 금메달에 도전한다. 서수연은 “단체전도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빨리 정리하고 남은 기간 단체전을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대표팀을 지도하는 황은빛 코치도 “단체전 목표도 금메달이다. 고비를 잘 넘기면서 선수들과 이야기해 준비하겠다. 상대가 어떤 팀이냐에 따라 선수들의 합을 맞춰 들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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