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 세력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장악하면서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출전길이 막혔던 여자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와 남자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6)가 28일 일본 도쿄에 도착했다.
2020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조직위원회는 28일 오후 11시경 두 선수가 도쿄에 도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앤드류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도 “두 선수가 선수촌에 무사히 도착했다”며 환영 인사를 보냈다.
조직위는 원래 “두 선수를 이번 대회에 참가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자세를 유지했지만 전 세계적인 지지 여론과 두 선수의 강력한 출전 의사를 반영해 출전을 허락하기로 했다. IPC는 24일 대회 개회식에서 선수단이 불참한 가운데서도 자원봉사자 손을 빌려 아프가니스탄 국기를 입장시키면서 이들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두 사람은 아프가니스탄 공항이 모두 폐쇄되면서 수도 카불에서 갇힌 신세였지만 호주 정부 도움을 받아 탈출에 성공했다. 그동안 IPC는 “두 선수가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고만 밝혔을 뿐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두 사람은 프랑스 파리에 머물면서, 프랑스 국립 스포츠 전문 기술 연구소에서 훈련과 휴식을 병행했다. 두 사람은 파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은 뒤 출국했으며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쿠다다디는 이번에 처음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된 태권도에서 여자 49㎏급 K44 종목에 출전한다. 이 경기는 다음 달 2일 시작한다. 이 경기에 출전하면 쿠다디디는 아프가니스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패럴림픽 출전 선수가 된다.
쿠다다디는 대회 출전이 카불을 떠나지 못하게 되자 영상 메시지를 “아프가니스탄 여성으로서, 아프가니스탄 여성 대표로서 도움을 청한다.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내 손을 잡고 도와 달라”고 간청했었다. 라소울리는 다음 달 3일 열리는 육상 남자 400m T47에 출전한다.
아프가니스탄장애인체육회는 “여러 정부, 스포츠 단체, 인권 센터, IPC 등을 포함해 이들을 지원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세계태권도연맹(WT)을 특정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대체 선수를 발탁하지 않고 쿠다디디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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