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인 올림픽과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을 모두 소화하는 ‘한팔’ 탁구선수 나탈리아 파르티카(32·폴란드)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맞붙었던 한국 선수들을 ‘강적’으로 표현했다.
오른쪽 팔꿈치 아랫부분이 없는 상태로 태어난 파르티카는 11살이던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패럴림픽에 꾸준히 출전했고,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는 올림픽에도 나서서 비장애인 선수들과 겨루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한국 대표팀과 맞붙어 화제가 됐다. 한국과 폴란드가 만난 여자 탁구 단체전 16강 복식에서 신유빈(17·대한항공)-최효주(23·삼성생명) 조를 끈질기게 괴롭혔던 바로 그 선수다. 한국이 3-0으로 이겨 8강에 진출했으나 7살 때부터 탁구채를 잡은 파르티카의 노련미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진땀을 빼기도 했다.
파르티카는 올림픽 폐막 후 이달 24일 개막한 도쿄 패럴림픽에도 출전하고 있다.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 여자 탁구 단식 TT10에서 우승하며 ‘패럴림픽 최연소 탁구 챔피언’에 올랐던 그는 2016년 리우 대회까지 이 종목 4연패를 달성한 최강자다. 하지만 이번 도쿄 대회에서는 28일 열린 4강에서 양치안(25·호주)에 덜미를 잡혀 5연패를 놓쳤다. 올해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4강 패배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파르티카는 “타이틀을 지킬 수 없게 돼 실망스럽다”면서도 밝고 씩씩한 모습이었다. 그는 ‘한국에서도 응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전하자 “오늘 알았다”며 웃고는 “올림픽 단체전에서 만난 한국 팀은 매우 잘했고 강했다. 즐거운 경기를 했다. 그들과 경기할 기회가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대결을 펼친 한국 선수들을 기억하는 파르티카는 “나는 신유빈 등 두 명과 복식 경기를 했고 전지희(29·포스코에너지)도 있었다. 세 명 모두 아주 강했다(super strong). 어려운 경기였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패럴림픽 단식에서 ‘왕좌 지키기’에는 실패했지만 단체전 TT9-10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파르티카는 “경기 막판에 상대가 더 잘했다. 패배한 순간에는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극복해 낼 것이다. 탁구가 그렇다. 이기면 좋고, 진다면 어떻게든 그 상황을 극복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1일 시작되는 단체전에 대해 “복수할 좋은 기회다. 대표팀 동료도 단식 4강에서 탈락했다”며 “우승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우리 팀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르티카를 포함한 폴란드 대표팀은 리우 패럴림픽 때 여자 탁구 단체전 TT6-10 금메달을 차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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