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2020 도쿄 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자국을 탈출해 일본에 입성한 아프가니스탄 대표팀 선수들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크레이그 스펜스 IPC 대변인은 29일 일본 도쿄 패럴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에게는 이 둘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들의 안전과 심리적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회 이후 선수들의 거취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선택할 문제이며 우리는 그들의 바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IPC와 아프가니스탄패럴림픽위원회는 전날 밤 장애인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와 장애인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6)가 도쿄 패럴림픽 선수촌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도쿄 패럴림픽에 참가하려던 두 선수는 최근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장악하면서 공항이 마비돼 수도 카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여러 정부와 IPC, 스포츠 및 인권 기관 등의 도움으로 지난 주말 카불을 탈출해 프랑스 파리를 거쳐 28일 일본에 입국했다.
스펜스 대변인은 “선수들이 계속해서 참가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고, 파리에서도 출전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며 “선수촌 도착 후 앤드루 파슨스 IPC 위원장과 첼시 고텔 IPC 선수위원회 위원장이 이들을 환영했고, 이후 별도 회의실에서 미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팅은 매우 감정적이었고, 참석자 모두가 많은 눈물을 쏟았다”고 전했다.
스펜스 대변인은 기자회견 내내 선수 보호가 우선순위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프가니스탄 대표팀 선수들과 선수단장은 대회 기간 미디어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거치지도 않는다.
스펜스 대변인은 “두 선수는 이 자리에 있는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운 한 주를 보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이 경기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우리는 그들의 안녕과 정신 건강, 복지 등을 우선으로 고려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최초 여성 패럴림픽 참가 선수인 쿠다다디는 다음달 2일 열리는 태권도 여자 49㎏급 K44 경기에 출전한다. 원래 28일 열리는 남자 육상 100m T47에 출전할 계획이던 라소울리는 다음달 3일 400m에 출전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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