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애인 유도의 ‘기둥’ 최광근(34·세종시장애인체육회)이 자신의 마지막 패럴림픽 무대를 동메달로 장식했다.
최광근은 29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남자 유도 100㎏초과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요르다니 페르난데스 사스트레(32·쿠바)를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런던 대회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100㎏급에서 2연패를 달성한 최광근은 체급을 올려 3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노렸지만 4강에서 모하메드레자 케이로라흐자데(28·이란)에 패해 결승행이 좌절됐다.
최광근은 “3개 대회 연속으로 메달을 따 너무 기쁘다”며 웃고는 “(패럴림픽 시상식에서) 애국가를 못 들은 건 처음이라 그 부분은 아쉽다. 그래도 좋은 성적이 난 것 같아 보람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계속해 “목표는 금메달이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든 일이 많았는데 몸이 잘 견뎌줘 이렇게 동메달이라는 값진 메달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최광근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유도와 연을 맺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연습 중 사고로 왼쪽 눈 각막을 다쳤다. 이후 그는 장애인 유도로 전향했고 패럴림픽 무대에서 2회 연속 정상에 차지하면서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2018년에는 무릎 전후방 십자인대 수술을 받으면서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았으나 이를 악물고 고비를 넘겼다. 그는 “수술을 하면서 재기할 수 없을 거라는 말을 들었지만 정말 열심히 해서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정말 힘들었지만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며 “수술 후 쿼터 획득을 준비하기까지 준비 기간이 7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준비하면서 통증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새로운 체급에 출전하면서 “도전자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던 최광근은 “100㎏급 챔피언일 때 마인드로 준비하면 안 될 것 같아 다시 런던 대회 때처럼 처음으로 돌아가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전했다.
이미 30대 중반에 접어든 최광근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더는 패럴림픽에 나서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10년 동안 국가대표로 뛰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는 게 정말 자랑스러웠지만 도쿄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눈물을 보인 최광근은 “5개월 동안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훈련하면서 준비했다. 일단 여유롭게 휴식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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