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리,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 5위…아직 주종목이 남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30일 13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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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애인 사격을 대표하는 이윤리(47·전라남도)가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 SH1 결선에서 5위에 자리했다. 이대로 끝이 아니다. 아직 다음달 3일 주 종목이 남아 있다. 이번 경기는 남은 도전을 위한 예열 과정에 불과하다.

이윤리는 30일 일본 도쿄의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 SH1 결선에서 183.7점을 기록했다. 사격 결선에선 총 24발을 쏘는데 11번째 총알부터 2발마다 최저점 선수를 1명씩 탈락시키는 ‘서든 데스’ 방식으로 진행한다.

15, 16발에서 갑자기 흔들렸다. 각각 9.9점, 9.5점을 쏘며 163.2점 5위로 내려앉았다. 결국 이윤리는 18발까지 183.7점을 쏘며 네 번째로 탈락해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윤리는 “다리가 강직이 심해서 쏠 때, 다리가 움직이면 (총구가) 올라가 버린다. 항상 강직 때문에 사격할 때 힘들다”고 했다.

사실 이윤리의 주 종목은 여자 50m 소총 3자세 SH1이다. 그는 2008 베이징 대회 여자 50m 소총 3자세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이 네 번째 패럴림픽이다.

세계인의 축제에 익숙해질 법하지만 이윤리는 “네 번째인데도 떨리긴 하더라. 떨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연습도 주 종목에 주력했고, (오늘 종목은) 기대를 안 하긴 했던 종목이다. 그래도 시합 때는 최선을 다한다”며 “주 종목에선 좀 더 강하게 믿고, 도전할 생각이다”고 했다.

전남 완도군청에서 일하던 1996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장애를 갖게 된 이윤리는 2006년 사격을 시작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사격 선수로 승승장구하며 2017년에는 정부로부터 체육훈장 최고 등급인 청룡장을 받았다. 2005년 병원에서 만나 결혼한 남편 이춘희 씨는 경기지원인력으로 도쿄에 동행했다.

이윤리는 “아들이 이곳에 오기 전에 ‘엄마, 금메달 따서 목에 걸어줘’라고 해서 ‘알았어’라고 대답은 했는데 못했다. 주 종목에서 강하게 도전하겠다”고 했다.

이윤리를 선발로 사격 선수단의 메달 사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00 시드니 대회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도 오전 일찍부터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을 응원,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이윤리와 남편 이춘희씨는 “다 괜찮다. 분위기도 좋다. 열심히 하던 기량을 잘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3자세는 파이팅하겠다”며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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