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애인 사이클 대표팀 ‘철인’ 이도연(49·전북)이 2020 도쿄 패럴림픽 첫 레이스를 10위로 마무리했다.
이도연은 31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국제스피드웨이에서 열린 대회 도로 사이클 여자 도로 독주 H4-5에서 55분42초91로 골인해 12명 중 10위를 기록했다.
옥사나 매스터스(32·미국)가 45분40초05로 금메달을 획득했고, 쑨볜볜(33·중국)이 47분26초53초로 은메달, 예네트 얀선(53·네덜란드)이 48분45초69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도연은 개인 첫 패럴림픽이던 2016년 리우 대회 때는 개인 도로 은메달을 획득했고, 이 종목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첫 레이스를 마친 이도연은 다음달 1일 여자 개인도로 H1-4, 다음달 2일 혼성전 계주H1-5에 출전한다.
도로 독주는 선수마다 1분씩 간격을 두고 차례로 출발해 달리며, 최단 시간에 코스를 완주하는 선수가 우승한다. 이도연은 12명 중 6번째로 출발선에 섰다. “리우 패럴림픽 은메달리스트, 대한민국의 이도연”이라는 장내 아나운서 소개가 나온 뒤 오전 10시 4분 이도연은 손으로 페달을 돌리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도로 독주는 8㎞의 코스를 3바퀴 도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도연은 첫 바퀴에서 17분35초25로 11위를 기록했다. 10시 30분경부터 경기장에는 빗방울이 조금씩 흩날리기 시작했지만 경기는 계속됐다. 두 번째 바퀴를 돌았을 때도 36분13초60으로 11위를 유지한 이도연은 마지막 한 바퀴에서 힘을 내 최종 10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도연은 19살이던 1991년 건물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한동안 좌절에 빠져있던 그는 잃어버린 활력을 되찾으려 탁구를 시작했고, 마흔 살이던 2012년에는 육상에 도전해 장애인전국체육대회에서 창과 원반, 포환던지기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간판선수'로 등극했다.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3년에는 사이클을 시작해 3년 만에 국가대표로 첫 패럴림픽까지 출전했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년 평창 겨울패럴림픽 때는 노르딕 스키 선수로 전향해 출전한 전 종목에서 완주하는 투혼도 펼쳤다.
49세가 된 이도연은 다시 핸드 사이클을 잡고 도쿄 대회에 나섰다. 한국에서 한데 모여 선전을 기원하는 세 딸의 응원을 업은 채로 혼신의 힘을 다해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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