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비자 구해 국경 넘어
선수-가족 82명 망명 준비중
아프가니스탄 여자 청소년 축구 대표팀과 가족들이 파키스탄으로 탈출했다.
영국 매체 BBC는 15일 “탈레반 정권의 여성 인권 탄압을 피해 한 달간 숨어 지내던 아프가니스탄 여자 청소년 축구팀이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지난달 아프가니스탄 성인 여자 대표팀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했지만 청소년팀은 여권과 관련 서류가 없어 아프가니스탄을 떠날 수 없었다. 32명의 선수와 그 가족들은 축구 관련 단체가 파키스탄에 로비를 한 뒤에야 비자를 얻어 파키스탄으로 떠날 수 있었다. 파키스탄 축구협회 관계자는 “선수와 가족 등 총 82명이 라호르시에 있는 파키스탄 축구협회에 머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파키스탄 정부의 보호 아래 30일간 이곳에 머물며 제3국으로의 망명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번에 탈출한 선수들은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에게 입국 허가를 요청하는 편지를 썼다고 알려졌다. 선수들은 편지에서 탈레반 정부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 체육활동에 억압적인 탈레반 집권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 체육인들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덴마크에 망명 중인 전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 대표팀 주장 칼리다 포팔은 청소년 대표 선수들에게 “살고 싶으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라”고 강력히 권고하고 이들의 탈출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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