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레전드 황선홍(53) 감독이 장기적으로 속도감과 짜임새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을 밝혔다.
U-23 대표팀 소집훈련 엔트리 35명은 27일부터 경기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모여 4일 동안 구슬땀을 흘린다.
다음달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예선을 앞두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황 감독은 이날 비대면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K리그가 진행 중이어서 (소집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고, 다음달 대회를 앞두고 엔트리를 정해야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지만 모여서 기량을 보려고 한다”고 했다.
당장 전술적인 것보단 선수를 파악하고, 컨디션을 중점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황 감독은 “몸 상태를 보려고 한다. 이번에 소집된 멤버들은 경기 참여도가 떨어져 있다. 10월에 대비해 컨디션과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공격 쪽에 비중을 둬야 할 것 같다. 공격 빈도가 높을 것이고, 득점을 빨리 할 수 있느냐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한다”고 했다.
10월25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2022 AFC U-23 아시안컵 예선에서 한국은 H조에 속했다. 경쟁 상대는 몇 수 아래로 평가받는 필리핀, 동티모르, 싱가포르다.
최근 K리그 현장에서 선수들을 살핀 황 감독은 “새로운 얼굴을 발굴한다는 개념보다는 시간을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몇 경기를 본다고 다 파악하는 건 아니다. 앞으로도 면밀히 보면서 리스트를 정리할 것이다”고 했다.
선보이고 싶은 축구 철학에 대해선 “가지고 있는 생각은 많지만 구현하는 건 또 다른 면이다”며 “여기서 무언가를 얘기하는 것보다 시간을 두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23세 선수들에게 맞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단, 속도감이 있어야 한다는 건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단 좋은 성적을 내고, 팀의 단단함을 위해선 짜임새가 있어야 한다. 밸런스, 공수 전환, 11명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며 “대표팀이라는 특성상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지만 짜임새 있는 팀, 공수 전환이 빠른 팀으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레전드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부터 2002 한일월드컵까지 4회 연속 월드컵을 경험한 황 감독은 A매치 103경기에 출전해 50골을 기록했다. 차범근 전 감독에 이어 역대 한국 선수 A매치 득점 랭킹 2위에 올라있다.
황 감독은 “너무 오랜만에 파주에 와서 낯설다. 그래도 변한 게 별로 없어서 금방 적응할 것 같다”고 했다.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 코치를 거쳐 부산 아이파크,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을 역임한 황 감독은 대표팀 차출과 관련해 클럽들과 폭넓게 소통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 감독은 “자주 접촉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번에도 22개팀 감독님들과 일일이 통화해서 차출할 선수들을 조율했다”며 “다른 방법이 없다.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감독님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협조해서 가능한 제일 좋은 방법을 찾는 게 현명할 것 같다”고 했다.
울산 현대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과 황 감독은 동기다. 국가대표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공교롭게 홍 감독도 U-23 사령탑을 맡은 적이 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지휘했다.
최근 홍 감독과 대화를 나눈 황 감독은 “(홍 감독이) 경험자이기 때문에 경험을 들을 수 있었다. 유선상으로도 계속 대화하고 있다”며 “홍 감독뿐 아니라 김학범 감독님, 신태용 감독님과도 통화했다. 여러 의견을 모두 듣고, 수렴해서 계속 의논해야 한다고 본다. 계속 좋은 생각을 듣고 판단할 것이다”고 했다.
황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4년 파리올림픽 본선까지다. 내년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이후 중간 평가를 거쳐 계약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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