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페네르바체)가 ‘괴물’다운 모습으로 펄펄 날았다. 시리아가 자랑하는 빠른 역습을 완벽하게 봉쇄했고, 실수 한 번 없는 정확한 후방 빌드업으로 공격 전개의 출발점 역할까지 훌륭하게 수행했다. 더해 1-1 무승부에 그칠 수 있던 위기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해 손흥민의 극적 결승골을 돕기까지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에서 후반 3분 황인범, 후반 43분 손흥민의 골을 앞세워 후반 38분 오마르 하르빈이 한 골을 넣은 시리아를 2-1로 이겼다.
이날도 수비라인 중심에 있던 김민재는 ‘벽’이었다. 유럽 일정을 마치고 5일 입국, 6일 하루 파주NFC에서 훈련하고 안산으로 이동해 7일 경기에 나서는 강행군이었지만 그라운드 위에선 피로나 체력 저하가 전혀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상대를 압도했다.
무엇보다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과감한 수비가 일품이었다. 김민재는 전반 34분 상대 핵심 공격수 오마르 알 소마와의 몸싸움에서 이긴 뒤 안정적으로 걷어내며 팀의 위기를 막았다.
전반 36분에는 하프라인 너머까지 적극적으로 올라가서 적절한 파울로 끊으며 파드 유세프의 기세를 꺾었다.
후반 13분과 후반 15분에는 마무드 알마와스와의 일대일 싸움에서 압도적 기량 차이로 깔끔하게 공을 빼앗았다.
9월 최종예선 이후 페네르바체에서 한 달을 더 보내고 돌아온 김민재는 그새 더 성장한 모습이었다. 그 어떤 일대일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스스로도 이미 다가올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듯했다. 모든 플레이에 확신과 여유가 있었다.
빌드업도 결함이 없었다. 전반 20분과 후반 23분, 김민재는 시리아 공격수들 2명이 빠른 스피드로 압박해올 때에도 여유있는 움직임으로 빈 곳으로 공을 전달했다.
덕분에 황인범과 정우영 등 2선 미드필더들은 빠른 템포로 공격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로 말미암아 팀 전체의 경기 속도 역시 빨라졌다.
백미는 후반 막판이었다. 수비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한 것도 모자라 득점에도 기여했다.
1-1로 끝날 위기 상황에서 김민재는 세트피스 상황서 공격에 가담해 홍철의 크로스를 머리로 정확하게 떨궈 손흥민의 결승골을 도왔다. 시리아 수비수 2명과 함께 경합한 상황에서도 힘과 높이에서 앞섰던 게 정확한 패스를 보낼 수 있던 동력이었다.
이날 김민재는 후방에서 좀처럼 뚫리지 않았고, 후방 패스도 정확했으며, 결승골까지 직접 도와 승리를 이끌었다. 과연 ‘괴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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