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내야수 양석환(30)은 24일 극적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친정팀 LG와의 연속경기(DH) 2차전, 2-3으로 뒤진 9회말 2사에서 대타로 타석에 선 그는 상대 마무리 고우석의 시속 155km짜리 초구 패스트볼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홈런이 절실히 필요했던 상황에서 그 역할을 해낸 양석환은 팀을 패배 위기에서 건져냈다.
선두 경쟁을 펼치던 LG는 다 잡은 것 같던 승리를 놓치며 사실상 선두를 넘보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반면 치열한 중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산은 4위를 유지하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키 185cm, 몸무게 90kg의 당당한 체구를 가진 양석환은 LG 시절만 해도 미완의 대기였다. 2018시즌 22홈런을 치며 장타력을 과시했지만 정교함이 아쉬웠다. 이 문제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LG는 왼손 투수 함덕주를 받는 대신 그를 두산으로 보냈다.
안방구장은 잠실구장 그대로인데 두산 유니폼을 입은 양석환은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시즌 초반부터 홈런포를 뻥뻥 터뜨리며 지난시즌 이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삼성으로 떠난 왼손 거포 오재일의 빈 자리를 완벽히 메웠다. 24일 현재 타율 0.274, 27홈런, 92타점으로 오재일(타율 0.285 24홈런 94타점)에 밀리지 않는다.
만점 활약을 펼치던 양석환은 12일 왼쪽 내복사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으며 잠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거포의 상징인 ‘30홈런, 100타점’을 노려볼만한 페이스였지만 시즌아웃 전망도 나오며 의미 있는 기록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열흘 여 만에 깜짝 복귀했다. 앞선 DH 1차전에서 삼진만 두 번 당하며 경기감각 저하가 우려됐지만 2차전 가장 극적인 순간에 큰 홈런 한방을 날렸다. 두산의 시즌 종료까지 남은 경기는 5경기. 양석환이 시즌 중반 꿈꿨던 ‘30홈런’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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