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는 3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WS 6차전에서 휴스턴에 7-0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정상에 섰다.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 등 투수 트로이카가 맹활약했던 1996년 이후 25년 만에 WS 챔피언 반지를 꼈다. 1914년(당시 보스턴 브레이브스), 1957년(당시 밀워키 브레이브스)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애틀랜타 출신으로 1957년 우승 주역이기도 한 ‘전설의 홈런왕’ 행크 에런(통산 755홈런)이 올해 1월 세상을 떠났는데 애틀랜타는 공교롭게 그해 챔피언이 됐다.
애틀랜타의 WS 도전기는 그 어느 팀보다 험난했다. 주전 외야수 마르셀 오수나(31)가 5월 가정폭력 혐의로 이탈한 데 이어 팀의 대표 스타인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24)마저 7월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44승 45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3위에 그쳤다. 당시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는 애틀랜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8%, WS 우승 확률은 0.4%로 점쳤다.
그러나 알렉스 앤소풀러스 애틀랜타 단장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7월 들어 작 피더슨(29)을 시카고 컵스에서 트레이드 해 왔고, 트레이드 마감시한 당일(7월 31일)에 애덤 듀발(33·전 마이애미)과 에디 로사리오(30·전 미네소타), 호르헤 솔레르(29·전 캔자스시티) 등 외야 자원을 대거 영입했다. 이적생들이 펄펄 난 애틀랜타는 보란 듯 후반기 44승 28패를 기록하며 동부지구 선두로 포스트시즌에 안착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최우수선수(MVP) 로사리오에 이어 WS에서 팀을 이끈 선수 역시 ‘이적생’ 솔레르였다. 이날 팀의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솔레르는 3회초 무사 1,2루 기회에서 446피트(약 136m)짜리 초대형 좌측 장외홈런을 쏘아 올리며 결승 타점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NLCS 당시 2타석에 그쳤던 솔레르는 WS들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1차전에서 WS 사상 첫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을 때렸고, 4차전에는 대타로 나와 역전 백투백 홈런을 작렬했다. WS에서 기록한 결승홈런만 3개다. 솔레르는 쿠바 출신으로는 1997년 리반 에르난데스(당시 플로리다) 이후 역대 두 번째로 WS MVP가 됐다.
이날 애틀랜타의 안방구장 트루이스트 파크에는 1만4000여 명의 팬이 모여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단장의 야구’로 우승에 일조한 앤소풀러스 단장은 지난 주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자택에서 경기를 봐야했다. 무증상인 만큼 6일 예정된 우승 퍼레이드에는 참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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