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의 전설 행크 에런, 하늘서 우승 내려줬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4일 03시 00분


월드시리즈 6차전 7-0 끝나… 애틀랜타, 휴스턴에 4승 2패
26년 만에 WS 우승반지 차지
애틀랜타의 전설적 선수였던 홈런왕 에런 올해 세상 떠나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선수들이 3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1 월드시리즈(WS) 6차전에서 휴스턴에 7-0 완승을 거두며 우승을 확정한 뒤 그라운드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44승 45패에 그쳤던 애틀랜타는 1964년 세인트루이스에 이어 전반기 5할 승률이 되지 않았지만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역대 두 번째 팀이 됐다. 사진 출처 애틀랜타 트위터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선수들이 3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1 월드시리즈(WS) 6차전에서 휴스턴에 7-0 완승을 거두며 우승을 확정한 뒤 그라운드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44승 45패에 그쳤던 애틀랜타는 1964년 세인트루이스에 이어 전반기 5할 승률이 되지 않았지만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역대 두 번째 팀이 됐다. 사진 출처 애틀랜타 트위터
2021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의 주인공은 애틀랜타였다. 애틀랜타가 3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WS 6차전에서 휴스턴에 7-0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정상에 섰다. 그레그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 등 투수 트로이카가 맹활약했던 1995년 이후 26년 만에 챔피언 반지를 꼈다. 보스턴 브레이브스 시절이었던 1914년, 밀워키 브레이브스였던 1957년까지 포함하면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공교롭게도 프로 23시즌 중 21년 동안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은 전설의 홈런왕 행크 에런(통산 755홈런)이 1월 세상을 떠난 지 열 달 만에 그의 후배들이 챔피언에 등극했다. 정규시즌 팀 홈런 3위(239개)인 애틀랜타는 이번 WS에서도 휴스턴(2개)을 압도하는 총 11개의 홈런을 적재적소에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 새 얼굴로 이룬 혹독한 도전

애틀랜타의 도전기는 그 어느 팀보다 험난했다. 주전 외야수 마르셀 오수나(31)가 5월 가정폭력 혐의로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2019, 2020년 연속 실버슬러거를 수상한 팀의 대표 스타 로널드 아쿠나 주니어(24)마저 7월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44승 45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3위에 그쳤다. 당시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는 애틀랜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8%, WS 우승 확률을 0.4%로 점쳤다.

그러나 앨릭스 앤소풀러스 애틀랜타 단장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앞서 족 피더슨(29)을 시카고 컵스에서 트레이드해 온 데 이어 트레이드 마감 시한(7월 31일)에는 애덤 듀발(33·전 마이애미), 에디 로사리오(30·전 미네소타), 호르헤 솔레르(29·전 캔자스시티·사진)까지 외야 자원만 4명을 영입하며 도전을 이어갔다. 새 얼굴들의 활약으로 애틀랜타는 후반기 44승 28패를 하며 동부지구 선두로 포스트시즌에 안착했다.

○ 결승 홈런만 3방 솔레르 시리즈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로사리오에 이어 WS에서도 팀을 이끈 건 ‘이적생’ 솔레르였다. 이날 팀의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솔레르는 3회초 2사 1, 2루 기회에서 446피트(약 136m)의 초대형 좌측 장외홈런을 쏘아 올리며 결승 타점을 기록했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NLCS 당시 5, 6차전 2차례 대타 출전에 그쳤던 솔레르는 WS 들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1차전에서도 WS 사상 첫 1회초 선두타자 홈런, 4차전에는 대타로 나와 역전 백투백 홈런을 치는 등 결승 홈런만 3개를 쳤다. 이번 시리즈 타율 0.300, 3홈런 6타점으로 쿠바 출신으로는 1997년 플로리다 투수 리반 에르난데스 이후 역대 두 번째로 WS MVP가 됐다. 1957년 에런 등에 이어 단일 월드시리즈에서 3홈런을 친 네 번째 애틀랜타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솔레르는 “MVP 수상은 나와 가족에게 많은 의미가 있다. 정말 특별하다”는 소감과 함께 “처음 이곳에 트레이드됐을 때는 힘들었지만 클럽하우스 모두가 나를 환영해줬다. 이내 가족과 같은 사이가 됐다”며 동료들에 대한 감사함도 표현했다.

이날 애틀랜타의 안방구장인 트루이스트파크에는 1만4000여 명의 홈 팬이 모여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공교롭게도 우승 주역인 앤소풀러스 단장은 지난 주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자택에서 경기를 봐야 했다. 무증상인 만큼 6일 예정된 우승 퍼레이드에는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틀랜타#행크 에런#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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