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탈여’ 별명 김태형 두산 감독
풍부한 경험으로 키움-LG에 승리
데뷔 2년차인 허삼영 삼성 감독
PS는 처음이라 승부 예측 불가
경험의 중요성이 이렇게 큰 걸까. 올 프로야구 포스트시즌(PS)에 첫 도전장을 던진 사령탑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48)과 류지현 LG 감독(50)이 7년 연속 PS 진출을 이끈 김태형 두산 감독(54)의 벽을 넘지 못하고 가방을 쌌다. 6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한 삼성은 이 사슬을 끊겠다는 각오다. 부임 2년 차이자 PS 데뷔전을 치르는 허삼영 삼성 감독(49) 역시 “두산의 경험에 상응하는 준비를 해 왔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전력분석팀장 출신으로 팬들에게 ‘허파고’(허삼영+알파고)라고 불리는 허 감독이 가을야구 무대에서 ‘곰탈여’(곰의 탈을 쓴 여우) 김 감독을 만나 어떤 예측 불허의 묘수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두 감독은 모두 올 시즌 경기 도중 큰 변화를 주지 않은 스타일.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두 팀은 이번 시즌 경기당 투수 기용(삼성 5위, 두산 7위), 대타 기용(두산 7위, 삼성 9위), 희생 번트(삼성 6위, 두산 7위) 등에서 나란히 중하위권을 기록했다. 차이가 있다면 도루다. 삼성은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160회의 도루 시도를 해 가장 많은 116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반면 두산은 도루 시도(118회)와 성공(81개)에서 모두 8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규시즌과 PS는 접근법이 다르다. 허 감독이 데이터 전문가라면 김 감독은 냉정한 승부사다. 7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김 감독은 필승조 이영하를 2회에 조기 투입하는 초강수를 두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외국인 원투펀치 없이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김 감독은 8일 발표한 출장자 명단에 베테랑 투수 장원준을 새로 올리기도 했다. 올 시즌 0승 1패에 그쳤지만 선발 경험이 많은 장원준이 시리즈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눈길을 끈다. 반면 뷰캐넌, 원태인, 백정현 등 세 명의 10승 투수가 건재한 삼성은 마운드 운용에서 훨씬 유리해 보인다. 다만 투수 교체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