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KBO리그 사상 첫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마지막 상대 KT 위즈의 최대 강점으로 ‘마운드’를 꼽았다.
김 감독은 “삼성이 짜임새 있는 타선을 갖춘 팀이었다면 KT는 마운드가 좋다. 선발도 건재하고, 불펜과 마무리 모두 좋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올 시즌 KT의 창단 첫 정규 시즌 우승 원동력은 마운드에서 나왔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KT는 정규 시즌 3.67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리그 2위에 해당한다. 선발 평균자책점(3.69)은 리그 1위에 올랐고, 불펜도 리그 2위의 평균자책점(3.68)을 달성했다.
명투수 출신인 이강철 감독과 투수 파트 코치들의 체계적인 지도 아래 KBO리그 최정상급 마운드를 구축했고, 이를 발판으로 정규 시즌 우승까지 일궈냈다. 시즌 막판 타격 침체로 삼성에 선두를 뺏긴 뒤에도 KT가 처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건 마운드의 힘 때문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4명의 선발 투수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 그리고 고영표, 배제성, 소형준 가운데 4명이 한국시리즈 무대에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정규 시즌 6선발로 활약한 엄상백은 불펜으로 돌아가 허리에 힘을 보탠다.
불펜 자원도 풍족하다. 박시영, 주권, 이대은, 조현우에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한 마무리 김재윤까지 든든하다. 여기에 안영명, 김민수, 이창재, 심재민까지 요소요소 활용할 수 있는 자원도 있다. 강한 불펜은 경기 중후반 KT가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힘을 불어넣었다.
단기전은 벤치의 과감한 결단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투수 교체 타이밍이 그렇다. 김태형 감독이 위기마다 과감한 투수 교체로 분위기를 전환해 흐름을 바꾼 반면, 가을 야구를 처음 경험한 홍원기(키움 히어로즈), 류지현(LG 트윈스), 허삼영(삼성) 감독은 그렇지 못했다. 결국 언급한 팀 모두 마운드 전력에서 두산보다 앞서 있었음에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다르다. 지난해 첫 가을 야구를 경험하면서 쌓인 데이터가 있다. 정규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한 것도 포스트시즌 예방주사가 됐다.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더 체계적이고 치밀한 마운드 운용을 계획했다. 리그 최고의 마운드를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이 감독은 “2년 연속 가을 야구에서 만나게 됐는데, 선수들 모두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상대를 해 본 경험이 있어 멋진 승부가 기대된다. 정규시즌 1위 팀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통합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T는 11일과 12일 수원에서 한화 이글스와 두 차례 연습 경기를 치른다. 한국시리즈 전 갖는 최종 리허설이다. 이후 13일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적응 훈련을 한 뒤 14일 1차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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