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1차전 승리 조건으로 타선의 분발을 꼽았다. 이 감독은 하위 타선은 물론 베테랑들의 활약에도 기대를 걸었다.
KT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7전4승제) 1차전을 치른다.
KT는 이날 타선을 조용호(좌익수)-황재균(3루수)-강백호(1루수)-유한준(지명타자)-제라드 호잉(우익수)-장성우(포수)-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심우준(유격수) 순으로 구성해 경기를 치른다.
정규시즌 때와 동일한 라인업이다. KBO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마운드가 있기에 타선이 터진다면 손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에 깔렸다.
이 감독은 경기 전략으로 “팀 투수들이 잘 막아왔기에 일단 타자들이 쳐야 이길 수 있다. 5번 타순에 배치된 호잉도 한방을 기대할 수 있다”며 “두산 마운드를 공략하는 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하위 타선에도 기대를 건다. 이 감독은 “하위 타선에서 터져야 한다. 상위 타선까지 공격의 흐름을 이어주면 최고의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박경수와 유한준 등 베테랑에 대해서도 “박경수와 유한준이 잘했을 때 우리 성적이 좋았다. 유한준은 한국시리즈를 뛴 경험이 있으며 박경수도 정규시즌 마지막 2경기의 모습이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것 같았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기를 소화한 것도 플러스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1차전 선발로 나서는 윌리엄 쿠에바스에 대한 믿음도 보였다. 쿠에바스가 5회까지만 버텨주면 토종 에이스 고영표를 붙여 기선을 제압한다는 구상이다.
쿠에바스는 정규시즌 성적만 보면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23경기(133⅓이닝) 9승 5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했다. 두산을 상대로도 5경기(24⅔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7.30으로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 기세가 올랐다. 지난달 2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쿠에바스는 2일 휴식 후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 선발투수로 나섰다.
짧은 휴식 탓에 호투를 예상하긴 어려웠으나 쿠에바스는 7이닝 무실점 호투로 KT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 때도 선발로 나와 8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며 KT에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도 안겼다.
이 감독도 쿠에바스의 상승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쿠에바스가 6이닝까지 가주면 최상이다. 솔직히 선발 투수가 5이닝 2실점만 해도 만족한다. 그 정도면 경기 잘 풀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뛰는 고영표가 버티고 있어서다.
이 감독은 경기 후반 고영표를 투입해 두산 타선을 제어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고영표는 키플레이어가 돼야 한다. 통계적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선발로 5이닝 이상 던지는 투수가 거의 없다. 이에 6~8회가 중요하다”며 “고영표는 제구가 뒷받침이 되고 결정구가 있기에 불펜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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