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3관왕’ 고진영 “감자튀김 먹으며 넷플릭스 보고 싶어요”

2021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인 타이틀 3관왕에 오른 고진영(26·솔레어)이 당분간 골프채를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휴가를 즐기겠다고 밝혔다.

고진영은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655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2021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5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잡아내면서 9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하타오카 나사(일본·22언더파 266타)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 한 고진영은 “골프채를 멀리 놓고 골프 생각은 안 하고 싶다”면서 “배 위에 감자튀김을 올려두고 넷플릭스를 보고 싶다”고 웃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50만달러(약 17억8500만원)를 추가한 고진영은 올해 총 373만7157달러(약 44억5000만원)를 받아 3년 연속 상금왕에 등극했다.

한국 선수 중 LPGA 투어에서 상금왕을 3번 차지한 선수는 고진영이 처음이다. 아울러 LPGA 역사를 통틀어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2006~2008년)이후 13년 만에 3년 연속 상금왕에 오르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왼쪽 손목 통증을 안고도 정상에 오른 고진영은 시상식에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연습을 많이 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면서 “정말 대단한 한 주였다.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특히 마지막날 9언더파를 쳐 남다르다. 내 베스트 기록이 64타였는데 약 10년 만에 깼다.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는 우승”이라면서 “첫 홀에서 버디를 잡은 것이 주효했다. 오늘 매 샷을 할 때마다 후회없이 경기를 뛴 다음에 한국에 돌아가자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2년 연속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고진영은 올 시즌 5번째 우승을 기록, 넬리 코다(미국·4승)를 제치고 다승왕에 올랐다. 단일 시즌 5승은 지난 2016년 아리야 주타누간(태국) 이후 5년 만이다.

고진영은 6월까지 단 1개의 대회에서도 우승하지 못했지만 지난 7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9월 이후 4개 대회 정상에 올라 시즌 마지막에 활짝 웃을 수 있었다.

고진영은 “시즌 초를 생각하면 1승이라도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다가 스윙 코치와 클럽, 퍼터를 바꿨다.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는데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것도 힘들었다”면서 “어느 해보다 감정기복이 심했다. 울기도 정말 많이 울었고 기도를 많이 했다. 캐디와 매니저 등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주변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고진영은 올해의 선수 포인트 30점을 획득, 총 211점을 기록했다. 고진영은 최종전에서 공동 5위를 마크, 6점을 얻는데 그친 코다(총 197점)를 따돌리고 올해의 선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019년 이후 2년 만에 수상이다.

고진영은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려면 최소 준우승을 하고 코다 성적을 지켜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내가 코다보다 운이 조금 더 좋았던 것 같다”며 “우승을 네 번이나 했는데 올해의 선수상을 못 받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 경기에 집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