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니 코치 23일 경기전 기자회견
“조송화와 갈등 빚은 서남원 감독, 선수이탈 책임을 내게 물어 모욕”
본인 무단이탈 책임론에 해명 나서
서 前감독 “없던 일 왜 지어내나… 사실관계 따져 대응해 나갈 것”
단장-감독 경질 IBK, 미숙한 일처리… 조송화 심경변화로 임의해지 못해
선수와 코치의 무단이탈로 수면 위로 떠오른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 내부 갈등이 진실 공방으로 번졌다. 경질된 서남원 전 감독(54)을 대신해 감독대행을 맡게 된 김사니 코치(40)가 서 전 감독에게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서 전 감독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감독대행은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배구 팬들에게 실망감을 드려 죄송하다. 배구인으로서 반성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세터 조송화(28)와 김 감독대행은 서 전 감독과의 마찰로 두 차례 팀을 이탈했고 김 감독대행은 20일 경기를 앞두고 팀에 복귀했다. 이후 IBK기업은행은 21일 팀 내 불화와 성적 부진 등 최근 사태의 책임을 묻고 팀을 쇄신하겠다는 이유로 서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경질했다. 이후 김 감독대행이 처음 지휘봉을 잡은 이날 경기장에는 6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김 감독대행은 13일 훈련 도중 조송화와 서 전 감독의 마찰이 있었고 이후 조송화가 팀에서 이탈한 후 자신에게 불똥이 튀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선수와 스태프가 있는 상황에서 서 전 감독이 내게 화를 냈다. ‘모든 것을 책임지고 나가라’는 말 등 모욕적인 말과 입에 담지 못할 폭언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전부터 서 전 감독의 폭언이 이어져 오면서 잠을 못 자고 공황장애를 겪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조송화와 서 전 감독의 마찰에 대해서 김 감독대행은 “(선수가) 100%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두 사람의 갈등은 헤아릴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구단을 이탈해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서는 “구단 차원에서 제재가 있다고 들었다. 감독대행인 만큼 차기 감독이 선임된 후 (감독대행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했다.
서 전 감독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김 감독대행이 주장하는) 모욕적인 표현, 폭언 모두 전혀 없었다. 없던 사실을 있다고 주장하니 난감할 따름이다.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문제가 될 상황을 굳이 꼽자면 무슨 말을 해도 대답을 하지 않는 조송화를 향해 ‘감독, 코치 말도 안 듣고 이런 ×같은 상황이 다 있나’라고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구단 측의 미숙한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앞서 22일 조송화에 대한 임의해지(옛 임의탈퇴) 등록 신청이 서류 미비로 반려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9월 문화체육관광부의 권고에 따라 임의해지 시 선수의 서면 신청서를 첨부하도록 규정을 개정했는데 IBK기업은행의 자료에 조송화의 서면 신청서가 포함되지 않아 23일 이를 반려시켰다. 애초 구단에 복귀하지 않겠다던 조송화 역시 현재 심경 변화로 서면 신청서를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관계자는 “(임의해지 방침에 대한) 구단의 입장 변화는 없다”면서도 “선수가 복귀 의사를 밝힌다면 연맹과 구단 차원에서 선수에 대한 조치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흥국생명에 3-0(25-21, 25-18, 27-25)으로 승리하며 시즌 2승(8패)째를 챙겼다. 페퍼저축은행을 제치고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한편 연맹은 데이트 폭력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대한항공 정지석(26)에게 5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남은 2라운드 경기에도 정지석을 출전시키지 않기로 했다. 남자부 OK금융그룹은 우리카드에 3-0(25-19, 25-19, 25-22)으로 이겨 선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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