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타격왕에 오른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3)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온 박병호(35)와 함께 더 뛰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선수에겐 다시 없을 소중한 권리 행사를 앞둔 시점이라 조심스럽지만 팀의 우승을 위해 중심이 돼달라는 러브콜을 보냈다.
원 소속팀인 키움은 이달부터 박병호와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을 차린다는 방침이다.
2005년 LG 트윈스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박병호는 첫 FA 자격을 얻었다. LG에선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고 선수로서 꽃을 피운 후에는 2년간의 미국 야구도 경험했다.
박병호는 2015시즌을 마친 후 2년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었으나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돌아왔다.
미국 진출 전 상황에서는 국내에서 2년만 더 뛰면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해외 복귀 선수로 규정, KBO 규약에 따라 4년을 더 뛴 후 FA가 됐다.
박병호는 FA C등급으로 분류됐다. 다른 구단 이적 시 보상 규모가 직전 시즌 연봉의 150%다.
보상 선수가 없다는 것은 유리한 점이나 박병호의 올해 연봉은 15억원이다. 보상 금액만 22억5000만원에 달한다.
더구나 지난해와 올해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다. 타 구단에서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이에 키움도 박병호와의 협상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프로 데뷔 5년 만에 팀의 주축 타자로 성장한 이정후는 박병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열린 KBO 시상식 이후 “후배 입장에서 박병호 선배가 팀의 기둥이 되고 버팀목 역할을 해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물론 박병호가 FA 신분이라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이정후는 “선배에게도 선택의 권리가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선배의 편에 서고 싶다”면서도 “선배와 계속 야구를 같이 하고 싶다. 우승하는 그날까지 팀에 남아주셨으면 한다”는 속내를 전했다.
선택의 박병호의 몫이다. 간절한 후배의 요청이 박병호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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