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35개의 홈런을 쏘아올린 최정은 나성범(33홈런), 애런 알테어(32홈런·이상 NC 다이노스)를 제치고 홈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전반기에 20개의 홈런을 쳐 선두권에 자리한 최정은 8월 한 달 동안 15경기에서 타율 0.204 3홈런에 그치며 타격 부진에 시달렸지만, 9월 이후 45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홈런 부문 가장 꼭대기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최정이 홈런왕을 차지한 것은 2016년(40홈런), 2017년(46홈런) 2년 연속 오른 이후 4년 만이다.
현역 선수 중 통산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최정은 10월 1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 고지를 밟기도 했다. 통산 400홈런은 ‘국민타자’ 이승엽에 이어 역대 두 번째고, 우타자로는 KBO리그 최초였다.
최정은 “올해 친 35개의 홈런 중 전반기보다는 후반기에 친 홈런이 기억에 남는다. 시즌 막판 순위 싸움할 때 1승, 1승이 중요했고, 극적인 홈런을 쳤던 것이 기억이 난다”며 “통산 400번째 홈런도 기억에 남는 홈런”이라고 전했다.
통산 400홈런을 얼마 남기지 않고 홈런포가 다소 주춤했던 것에 대해 최정은 “처음에 의식하지 않았는데, 구단이 저 몰래 이벤트를 준비하다가 걸렸다”며 “그때부터 의식이 되더라”고 농담을 던졌다.
올해 차지한 홈런왕 타이틀은 앞선 두 차례와 비교해 최정에게 주는 의미가 다르다. 그는 “나이를 먹을수록 성적은 떨어지게 마련이기에 올해 받은 홈런왕이 유독 뜻깊다”고 말했다.
최정은 “프로 17년차인 지금까지도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 의미가 있다”며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여러 의미가 담긴 홈런왕”이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 최정은 홈런왕과 400홈런이라는 뜻깊은 기록도 세웠지만, 마냥 달갑지 않은 기록도 썼다.
KBO리그 통산 최다 몸에 맞는 공을 기록 중이던 최정은 8월 18일 개인 통산 288번째 몸에 맞는 공을 기록, 한·미·일을 통틀어 가장 많은 사구를 맞은 선수가 됐다.
이미 기요하라 가즈히로가 갖고 있는 일본프로야구 최다 기록(196개)을 넘어선지 오래다. 최정은 휴이 제닝스가 보유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몸에 맞는 공 기록(287개)도 넘어섰다.
올 시즌에도 22개로 몸에 맞는 공 1위를 차지한 최정은 통산 사구 수가 294개로 늘었다.
최정과 함께 SSG에서 뛰는 전직 메이저리거 추신수는 “최정은 몸에 맞는 공이 그렇게 많은데도 몸쪽 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몸쪽 공에 자신있게 방망이를 돌린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몸에 맞는 공은 부상이 따르게 마련이라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기록이다. 최정은 수 년 전 몸에 맞는 공으로 인해 봉와직염에 시달린 적도 있다.
최정은 “인터뷰를 하면 꼭 몸에 맞는 공과 관련한 질문이 있다. ‘몸에 맞는 공이 많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데, 이건 투수들에게 물어봐야 하지 않나”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몸 쪽으로 향하는 공이 마지막에 휘어서 스트라이크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 공을 보려고 한다”고 몸에 맞는 공이 많은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헀다.
아울러 최정은 “다치지 않는 선에서 투구에 맞아 출루하면 안타 하나와 같은 가치가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개인 통산 홈런 수를 403개로 늘린 최정은 이승엽이 갖고 있는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승엽이 작성한 467개에 64개가 남았다.
최정은 “나는 홈런보다 안타를 많이 쳐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계속 못 치다가 홈런 1개를 때리는 것보다 꾸준히 안타를 치는 것이 팀에 더 도움이 된다”며 “통산 최다 홈런까지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텐데 크게 신경쓰지 않고 그저 매 경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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