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2021시즌 암흑기 탈출에 성공했고, 꿈에 그리던 포스트시즌 진출도 이뤄냈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내년 시즌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긴 유의미한 시즌이었다.
삼성의 선전은 골든글러브 시상식 후보 명단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성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2명의 골든글러브 후보를 배출했다. 유격수 포지션을 제외한 전 포지션에 삼성 선수들이 포진했다.
2016년부터 성적 부진에 빠졌던 삼성은 골든글러브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가장 최근 삼성 소속으로 황금장갑을 낀 선수는 2017년 강민호(포수 부문)다. 다만 당시 강민호가 삼성 이적 전 롯데 자이언츠 성적으로 수상했다는 걸 고려할 때 ‘순수한’ 골든글러브 수상은 2015년(나바로, 이승엽)까지 거슬러가야 한다.
삼성은 오랜 기간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한을 풀 수 있는 기회를 올해 잡았다. 12명의 후보 중 수상 가능성이 높은 삼성 선수는 외야수 구자욱과 포수 강민호다.
3명의 수상자를 뽑는 외야수 부문에선 ‘타격왕’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4년 연속 수상이 유력하다. ‘출루왕’ 홍창기(LG 트윈스), ‘안타왕’ 전준우(롯데 자이언츠)도 수상 가능성이 충분한 후보로 꼽힌다. 구자욱이 이들을 넘어 외야 한 자리에 이름을 올릴지 관심사다.
구자욱은 올해 ‘타율 3할-20홈런-20도루’를 기록, 호타준족의 면모를 제대로 뽑냈다. 득점왕에도 올랐다. 만약 구자욱이 황금장갑을 손에 넣는다면 생애 첫 수상이다.
강민호가 속한 포수 포지션도 경쟁자가 만만치 않다. KT 위즈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견인한 장성우와 한화 이글스의 대체 불가 포수 최재훈을 넘어서야 한다.
올해 삼성 이적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강민호는 타격에서는 경쟁자를 압도하지만, 도루저지율과 수비율 등에서는 최재훈에게 밀린다. 섣불리 표심을 예측하기 어렵다. 개인 통산 6번째 황금장갑을 노리는 강민호가 시상대 위에서 시즌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만약 삼성이 1명 이상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한다면 구단 역사를 쓰게 된다. 삼성은 지금까지 총 67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했는데, KBO리그 역대 최다인 KIA(해태 포함)의 68명과 단 1명 차이다. 수상 상황에 따라 KIA와 동률을 이룰수도, KIA를 넘어서 최다 수상자 배출 기록을 쓸 수도 있다.
한편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오는 10일 개최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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