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골 넣은 전남, 원정 다득점으로 FA컵 우승 잡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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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제대한 정재희 결승골
대구와 결승 2차전서 4-3 승리
1차전 패배에도 최종 우승 거둬
2부리그 최초로 亞챔스리그 진출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전남이 11일 대구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대구와의 방문경기에서 4-3으로 이기며 2부 리그 팀 최초로 FA컵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전남이 11일 대구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대구와의 방문경기에서 4-3으로 이기며 2부 리그 팀 최초로 FA컵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옥을 여러 번 왔다 갔다 했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전남의 전경준 감독(48)은 2부 리그 팀으로는 처음으로 대한축구협회(FA)컵 정상에 오른 뒤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전남은 11일 대구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대구와의 방문경기에서 4-3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전남은 선제골을 터뜨린 뒤 대구와 1-1, 2-1, 2-2, 3-2, 3-3으로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후반 37분 정재희의 결승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로써 전남은 1차전에서 0-1로 졌음에도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 우승컵을 가져왔다. 2007년 이후 14년 만에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전남은 구단 역사상 최초이자 2부 리그 팀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도 획득했다.

전남의 영화 같은 역전극의 중심에는 전 감독이 있었다. 전 감독은 지난달 24일 1차전에서 진 뒤 밤낮 가리지 않고 코칭스태프와 상대 팀을 분석했다. 특히 1차전에서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골 결정력과 대구의 견고한 수비라인을 뚫을 방법을 고심했다고 한다. 지난달 말 전역한 정재희를 과감하게 선발 투입해 결승골까지 뽑아내며 ‘신의 한 수’ 같은 전술을 펼쳤다. 전 감독은 “나도 이 정도의 경기력과 정신력이 나올 줄 상상도 못했다”면서도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다. 내년 ACL 무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멀었던 전 감독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수석코치를 맡아 신태용 감독의 ‘두뇌’ 역할을 했다. 당시 대표팀의 전술과 전략을 맡았던 전 감독은 ‘카잔의 기적’으로 불리는 독일전 2-0 승리에 공헌을 했다.

2019년 하반기 감독대행으로 전남의 지휘봉을 잡은 뒤 계속 팀을 이끌고 있는 전 감독은 효율성을 중시하는 스타일로도 유명하다. 전남에서 쪽집게 전술 마련을 위해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무선 마이크로 작전 지시를 하기도 한다. 전 감독은 “우승이 없는 감독은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다”며 “아시아 무대에 간다는 자체로 기대된다. 나와 선수들의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원정 다득점#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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