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의 넉살 배워 펄펄… 목표는 내 손으로 우승 확정”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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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2022]OK금융 차지환
15일 최강 대한항공에 시즌 첫승… 석진욱 감독이 마무리 공격 맡겨
결과는 디펜딩 챔피언 격침 성공… 리시브 불안한 단점 보완하려
비시즌 훈련때 1만개 받아낸 기억… 이번 시즌 첫 주전 맡아 보답

프로배구 OK금융그룹 레프트 차지환이 13일 경기 용인에 자리한 구단 체육관에서 공격 연습을 하는 장면을 다중 노출 기법으로 찍은 사진. 차지환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점점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성장하면서 어느새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용인=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프로배구 OK금융그룹 레프트 차지환이 13일 경기 용인에 자리한 구단 체육관에서 공격 연습을 하는 장면을 다중 노출 기법으로 찍은 사진. 차지환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점점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성장하면서 어느새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용인=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5세트 16-15 듀스 상황. 이럴 때 프로배구 팀 감독은 보통 세터를 불러 외국인 공격수에게 세트(토스)하라고 주문을 내린다. 그러나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선두 대한항공과 맞붙은 15일 인천 방문경기 때 세터 곽명우(30)를 향해 차지환(25·사진)에게 공을 띄우라고 사인을 냈다. ‘쿠바 폭격기’ 레오(31)가 코트 위에 대기 중이었는데도 그랬다. 차지환이 이 공격을 성공하면서 OK금융그룹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을 꺾을 수 있었다.

장신(201cm) 레프트인 차지환은 고교 시절부터 공격력 하나는 알아주는 선수였다. 인하대 1학년 때인 2016년에는 대학리그에서 처음으로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 수상했다. 문제는 이런 선수가 대부분 그런 것처럼 어릴 때부터 상대 서브를 받아 본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13일 경기 용인시에 자리한 구단 체육관에서 만난 차지환은 “프로에 와서 서브 리시브가 안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비시즌 동안 연습 서브 1만 개 정도는 받은 것 같다. 그러면서 ‘서브는 발로 받는 것’이라는 감독님 말씀이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갑자기 실력이 일취월장한다면 서브 리시브 때문에 고민하는 선수가 없을 터. 차지환은 “그 전에는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면 공격에서도 주눅이 들었다. 그런데 레오를 보고 조금씩 생각을 바꾸게 됐다”면서 “레오는 공격이나 수비를 잘한 날에는 ‘이게 원래 내 실력’이라며 웃고, 못한 날에도 ‘오늘은 그냥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렇다’며 웃더라. 그렇게 뻔뻔할 만큼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나도 많이 배우려 한다”고 말했다.

자신만만한 태도 역시 때로 독이 될 수도 있다. ‘겸손함’ 담당은 5월에 결혼한 아내다. 차지환은 “경기를 좀 잘하고 ‘업 된 상태’로 집에 가면 아내가 많이 눌러 준다. 예전에는 그날 잘한 것만 생각하고 놀기 바빴는데 이제는 아내가 끓여준 김치찌개를 먹으면서 다음 경기에서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웃었다.

2017∼2018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주전 자리를 꿰찬 차지환은 15경기에서 130득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다. 2022년 새해 목표는 당연히 챔피언 등극이다. 차지환은 “내 손으로 우승을 확정하는 득점을 올리고 싶다.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코트에 있으려면 서브 리시브를 더 잘해야 한다. 팀에 꼭 필요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런 점에서 15일 경기는 차지환에게 챔프전 예행연습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17일 여자부 대전 경기에서는 선두 현대건설이 KGC인삼공사를 3-0(25-13, 25-14, 26-24)으로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이 맞붙은 남자부 수원 경기는 한국전력의 3-1(23-25, 25-23, 25-18, 25-18)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레오#넉살#차지환#ok금융#프로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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