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중반에게 어울리는 소감인 듯하지만 이후 코치와 감독 등 자신의 주변 사람 덕분이라며 어른스러운 모습도 보였다. 21일 본보와 전화 인터뷰를 나눈 한국 주니어 테니스 최강으로 꼽히는 김장준이다. 15세의 나이에 국내 주니어 랭킹에서 단식과 복식에서 모두 1위에 오른 그의 머릿 속은 온통 ‘훈련’뿐이었다.
2005년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주니어 단식 준우승과 복식 우승을 차지한 김선용 코치(씽크론아카데미)에게 지도를 받고 있는 그는 “무엇보다 체력 훈련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체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은 일찍부터 외국 선수와 맞붙은 경험 때문이다. 2019년 중학교 입학 뒤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당시 4강에 탈락한 기억을 떠올린 그는 “확실히 외국 선수들은 힘 자체가 강했다. 그 때부터 힘을 더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브 훈련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중요한 포인트마다 서브 범실로 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신 있게 치면 될 것도 중요한 포인트에서는 범실을 안 하고 넣으려고만 하다보니까 오히려 범실을 했다. 그럴 때마다 혼잣말로 ‘괜찮아. 할 수 있어’라고 외치는 훈련을 통해 극복하려고 한다.”
경기 중 실수가 나와도 훈련을 통해 털어버릴 정도로 강한 멘털을 지녔다는 평가다. 그는 “실수를 하더라도 ‘아 실수했네’라고 넘어가고, 경기를 졌을 때도 그냥 훈련을 통해 극복하려 한다”며 “초등학교 6학년 때 자꾸 경기에서 져 슬럼프가 올 뻔 했을 때도 훈련을 통해서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강심장’을 소유한 그는 올해 이덕희배 국제대회를 비롯해 6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특히 4월에 열린 국제테니스연맹(ITF) 김천국제주니어대회가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첫 ITF 우승이다. 화려한 시즌을 마친 그는 장호테니스재단이 선정한 유망주로도 꼽혀 연말 후원금도 받게 됐다.
9월에 랭킹 1위가 된 뒤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럽다는 김장준의 시선은 더 큰 무대를 향하고 있다. “매일 저녁 1시간씩 영어 공부를 한다. 해외 진출하기 위한 준비다.”
테니스 동호인이던 아버지를 따라 테니스 코트를 다니다 7세부터 테니스를 시작한 그의 최종 목표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톱10’에 진입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ITF 투어를 열심히 다녀 실력을 올리고, 그랜드슬램 주니어부터 뛰면서 윔블던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 언젠가는 근성의 ‘끝판왕’인 라파엘 나달과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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