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33)과 KIA 타이거즈의 협상은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당초 양현종 계약을 먼저 마무리하기를 원했던 KIA였지만 이제는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영입에 대한 마침표도 찍어야 할 시간이 됐다. 그 대상이 나성범(32)이라는 대어라면, 더 지체할 수 없다.
지난 22일 양현종과 KIA는 오전부터 장시간 협상을 펼쳤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KIA는 양현종에게 최종안을 제시했고, 양현종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날 협상은 양현종 측과 장정석 KIA 단장이 협상을 위해 만난 3번째 대면 자리였는데 결국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현재로서는 언제 양측이 다시 만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KIA는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대우 차원에서 양현종과의 계약을 최우선으로 두고 임했다. 먼저 양현종과의 계약을 마무리 짓고, 외부 FA에 대한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양현종과 KIA의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KIA는 외부 FA 중 최대어로 꼽히는 나성범의 유력한 행선지로 꼽힌다. 광주 진흥고 출신이고 프로통산 타율 0.312 212홈런 830홈런을 때려낸 거포다. 주루, 수비 등 딱히 단점도 없다. 대형 외야수 FA 자원이 쏟아진 이번 겨울이지만 나성범은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받았다.
KIA는 타선 보강이 절실한 팀이다. 올해 팀 타율 9위(0.248), 팀 홈런 10위(66개) 등으로 부진했던 타선을 보강해야 2022시즌 반등도 가능하다.
이런 KIA에게 나성범은 정교함과 파워를 모두 갖춘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과거 FA로 입단해 최형우가 팀에 통합우승을 안겨줬던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나성범의 KIA행 소식이 퍼지는 가운데 NC는 외야수 박건우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나성범과의 계약이 어려워지자 대체 자원으로 박건우를 빠르게 붙잡았다는 해석 여지가 충분하다. 자연스럽게 나성범의 KIA행 소문은 더욱 힘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나성범과 KIA가 이미 130억원 이상에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도 나온다.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라면 발표를 더 늦추는 것도 거금을 들여 영입하는 나성범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팀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해주기를 기대하고 영입한 선수에게 그에 맞는 예우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계약이 마무리된 것이 아니라면 세부 사항을 조율해 마침표를 찍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나성범의 영입 발표는 양현종과의 협상이 길어지면서 지친 KIA 팬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최고의 카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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