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실상 국내 무대서 뛸 수 없었던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그리스리그의 PAOK 테살로니키 구단으로 이적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배구협회가 둘의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거부했는데, 결국 국제배구연맹(FIVB)의 직권으로 쌍둥이 자매는 그리스로 떠날 수 있었다.
V리그 최고의 스타였던 쌍둥이 자매는 인천공항에서 도망치듯 그리스 리그로 향했다. PAOK 유니폼을 입은 이재영은 지난달 무릎 통증으로 귀국, 1월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이다영은 PAOK 주전 세터로 뛰고 있다.
흔들리던 배구계는 뜨거운 여름 반전 드라마를 썼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한 여자배구 대표팀이 도쿄 올림픽 4강에 오른 덕분이다. 쌍둥이 사태 등으로 뒤숭숭했던 여자배구는 올림픽 예선통과도 쉽지 않다는 평가 속에서 대회에 나섰지만 매 경기 포기하지 않는 투혼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용병술은 빛을 봤고, 선수들도 코트에 몸을 던지는 허슬 플레이를 펼쳤다. 포기하지 않았던 태극낭자들은 일본, 터키 등을 연파하며 올림픽 4강에 올랐다.
아쉽게 메달 획득은 무산됐지만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보여줬던 투혼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도쿄 대회 이후 여자배구는 엄청난 인기를 자랑했다. 김연경을 비롯해 김희진, 김수지(IBK기업은행), 박정아(한국도로공사), 양효진(현대건설) 등은 TV 예능에도 출연하며 사랑을 받았다.
개막 후 여자배구는 남자배구와의 시청률 경쟁에서 앞서는 등 호황기를 맞이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른바 ‘IBK기업은행 사태’는 잘 나가던 여자배구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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