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피겨선수권 총점 280점 돌파…지난달 세계최고 272.71점 이어
비공인이지만 놀라운 기록 행진…‘베이징 금메달’ 일찌감치 예약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0순위’인 카밀라 발리예바(15·러시아)가 올림픽을 40일 앞두고 280점 고지까지 정복했다.
발리예바는 2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빌레이니 아레나에서 열린 2022 러시아 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93.10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90.38점을 받은 발리예바는 총점 283.48점으로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83.48점은 지난달 28일 2021∼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시리즈 6차 대회였던 ‘2021 로스텔레콤컵’에서 발리예바 본인이 남긴 세계 최고 기록(총점 272.71점)보다 10.77점 높은 점수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러시아 국내 대회라 세계 최고 기록으로 공인받지는 못했다.
발리예바는 10월 31일 이번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2차 대회였던 ‘2021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총점 265.08점을 받으면서 여자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처음으로 260점 고지를 넘어선 선수가 됐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7.71점으로 200점 고지를 정복한 뒤 이때까지는 250점 이상을 받은 선수도 없었다.
이렇게 점수가 수직 상승하면서 발리예바는 피겨 역사에 적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로스텔레콤컵 2위였던 옐리자베타 툭타미셰바(25·러시아)는 총점 229.23점으로 발리예바보다 43.48점이 적었다. ISU 그랑프리 역사상 1, 2위 사이에 점수 차가 이렇게 크게 난 적은 없다. 또 이 대회 남자 싱글 챔피언 모리시 크비텔라슈빌리(26·조지아)는 총점 266.33점으로 발리예바보다 6.38점이 적었다. 여자 싱글 챔피언이 같은 그랑프리 남자 싱글 챔피언보다 점수를 많이 받은 것도 이 대회 때 발리예바가 처음이다.
발리예바가 이렇게 고공비행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쿼드러플(4회전) 점프 덕분이다. 발리예바는 원래 스핀보다 점프가 약하다는 평을 듣던 선수였지만 주니어 무대에 데뷔한 2019∼2020 시즌부터 쿼드러플 점프를 뛰기 시작하면서 차례차례 경쟁자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러시아 선수권 1, 2위를 차지한 발리예바와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7·248.65점)가 베이징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다”며 “나머지 대표 선수 한 명은 감독자 회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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