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탄치 못했던 협상 끝에 양현종(33)이 다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결국 매듭 지어졌고, 이제는 양현종이 실력으로 자신의 기량을 입증해야 할 시간이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중단하고 국내 복귀를 선언한 양현종은 4년 총액 103억원(계약금 30억원·연봉 25억원·옵션 48억원)에 계약, 1년 만에 다시 KIA로 복귀했다. 양현종은 역대 프리에이전트(FA) 투수 중 최초로 100억원을 돌파한 사례가 됐다.
양현종과 KIA의 재결합은 시간문제로 보였지만 협상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양현종의 과거 업적은 인정 받을만한 가치가 있지만 구단은 나의 등 불안요소를 고려해 안전장치를 원했다. 그 과정에서 양현종은 서운한 마음을 공개적으로 표출했고, 팬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양현종은 2007년 KIA에서 데뷔, KBO리그 통산 147승(역대 4위)의 업적을 올렸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는 7시즌 연속 170이닝 이상을 책임져주는 내구성도 증명했다.
하지만 최근 2시즌은 좋지 못했다. 2020년 KIA에서 31경기에 등판해 11승10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부진했다. 양현종의 평균자책점은 2012년(5.05) 이후 가장 높게 치솟았다.
미국에서의 모습도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메이저리그 12경기(4경기 선발)에서 승리 없이 3패를 떠안았고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투구 이닝은 35⅓이닝이었는데 피홈런은 9개나 됐고 탈삼진은 25개에 불과했다.
KIA로서는 불안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과거 KIA는 미국 도전에 나섰던 윤석민과 4년 총액 90억원에 계약했는데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2015년에는 30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 부진이 길어졌고 2019년 끝내 은퇴했다. 윤석민의 아쉬웠던 마무리는 KIA에게도 타격이었다. 당시가 떠올려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쨌든 KIA는 FA 투수 최고 대우로 양현종을 붙잡았다. 이제 양형종이 답해야한다. 에이징 커브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 복귀 과정에서의 잡음 등을 딛고 실력으로 이겨내야 하는 양현종이다.
양현종이 KBO리그를 주름잡았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일단 볼넷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0년 양현종은 볼넷을 64개나 내줬다. 2019시즌 33개의 볼넷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두 배 가량 상승한 것이다.
볼넷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양현종의 발목을 잡았다. 양현종은 지난 6월 볼넷이 늘어나기 시작하며 투구수가 늘어났다. 결국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끝내 선발 경쟁에서 밀렸다.
불안의 시선도 존재하나 자타공인, 국내 최고 투수 레벨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존심이 달렸다. 여기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옵션도 양현종에게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실력으로 옵션을 충족시켜 간다면 자신을 향했던 의구심을 해소하는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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