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컵 태국에 패해 결승 좌절
“실패했지만 전술 실패 아니다”… 계약 2년 남기고 자존심 상처
“패장은 원래 말이 없습니다.”
실패를 인정했지만 전술 지적에는 강하게 항변했다. 박항서 감독(사진)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6일 싱가포르 칼랑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태국과의 준결승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1차전에서 0-2로 졌던 베트남은 1, 2차전 합계 0-2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2018년에 이어 대회 2연패와 통산 3번째 우승을 노렸으나 불발됐다. 특히 이미 결승에 진출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과의 맞대결이 무산된 점은 국내 축구팬들로서는 아쉬웠다.
3년 전 베트남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박 감독은 경기 뒤 “패한 감독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며 “어쨌든 준결승 탈락이다. 그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했다. 1차전을 졌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물론 문제점이 있었지만 나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패를 자인했던 박 감독은 전술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적극적으로 항변했다. 베트남 매체들은 키가 크지 않은 응우옌꽁푸엉(168cm), 응우옌반또안(169cm)을 기용했지만 측면보다 공중볼 위주의 공격을 구사했다는 지적이다. 박 감독은 “두 선수는 측면 활용을 위해 들어간 것이다. 내가 바보가 아닌 이상 키가 작은 선수에게 그런 주문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베트남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팀인가에 대한 질문에 박 감독은 “내가 평가할 수는 없지만, 동남아시아에서 누구와 붙어도 자신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축구협회와 2023년 1월까지 계약했다. 하지만 이번 스즈키컵 우승은 물론이고 결승 진출에도 실패하면서 예전보다 입지가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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