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신인 1순위 지명 김도영
하체 근력 늘려 스피드 좋아지고, 단점 송구 불안도 크게 개선돼
“센스 뛰어나 도루왕감” 평가도
“너 야구 선수 해라.”
신경호 광주대성초 야구부 감독은 2012년 광주동성고의 운동장에서 만난 초등학교 3학년 소년에게 대뜸 이렇게 말했다. 광주동성고 야구부에 다니는 아들을 데리러 왔다가 구석에서 캐치볼을 하던 초등학생이 눈에 띈 것. “보기 드문 강견”이라고 생각한 신 감독이 영입 제안을 했지만 놀이에 빠진 소년은 듣는 둥 마는 둥했다.
2주 뒤 신 감독 사무실에 그 소년이 나타났다. 소년이 “야구 선수 해보겠다”고 하자 아버지가 우연히 광주대성초로 데려온 것이었다. 기대했던 강한 어깨보다 빠른 발이 더 인상적이었다. 출루만 하면 귀신같이 베이스를 훔쳤다. 프로야구 2022 신인 드래프트 KIA 1차 지명자, 김도영(18)의 야구 입문 이야기다.
광주동성고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김도영은 신인 지명 전부터 야구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조계현 당시 KIA 단장이 김도영 지명 후 “당분간 이런 야수는 나오기 어렵다. 향후 6∼10년간 유격수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김도영은 자신이 KIA에 운명처럼 이끌렸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나고 자란 광주가 KIA의 연고지인 것뿐 아니라 그를 야구에 입문시킨 신 감독의 아들 신범수(23)가 현재 KIA의 포수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KIA에 이적한 나성범(32)은 김도영의 광주대성초 14년 선배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5학년 당시 모교를 방문한 나성범을 기억하는 김도영은 그와 같은 구단에서 훈련하고 뛸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는 “나성범 선배에게 장타력을 끌어올리는 기술을 전수받고 싶다”고 했다. 2021시즌 33홈런으로 이 부문 2위에 오른 나성범은 장타력을 인정받는 대표 외야수다.
두 선수를 모두 지도해본 신 감독은 “(나)성범이가 타격을 잘했다면 (김)도영이는 센스가 좋았다. 도영이는 어떻게 야구를 해야 하는지 잘 아는 선수”라며 “첫해부터 도루왕에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훈련 중인 김도영은 선배 박찬호(26)와의 유격수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을 만들고 있다. 꾸준한 스쾃 훈련으로 하체 힘이 늘면서 타격 후 1루까지 달리는 시간을 3.9초에서 3.6초까지 단축했다. 유일한 단점으로 지적받던 불안한 송구 정확도도 자세를 바꾸며 크게 개선됐다.
데뷔 시즌 목표를 신인왕이라고 밝힌 김도영은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팀의 주전 1번 타자 겸 유격수로 자리 잡을게요. 이의리 선배(19)가 36년 만에 KIA 출신 신인왕에 올랐으니 제가 그 명맥을 이어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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