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프로야구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끝이 보인다. 유일한 미계약자 정훈의 계약이 발표되면 이번 겨울 FA 권리를 행사한 이들의 행선지가 최종 완성된다.
하지만 스토브리그는 끝나지 않는다. 연봉 협상이 남아있다.
10개 구단 중 연봉 협상을 완료한 팀은 4일 현재 SSG 랜더스가 유일하다. 기민하게 선수들과 협상을 진행했고, 해를 넘기기 전에 발표했다.
남은 팀 중 관심이 쏠리는 건 KT 위즈다. 지난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역사적 시즌을 보냈다. 주축 선수들의 연봉 인상은 당연한 수순이다.
특히 중심 타자 강백호에게 시선이 모인다. 프로 4년차였던 지난해 강백호는 타율 0.347, 16홈런, 10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71로 커리어 하이 성적을 냈다. 타이틀 홀더가 되지 못했지만 진화한 타격 능력을 뽐내며 팀의 첫 통합 우승을 견인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2020 도쿄 올림픽 무대도 누볐다.
시즌 종료 후 여러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연봉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
관건은 상승폭이다. 강백호는 지난해 연봉으로 3억1000만원을 받았다. 3년차 연봉이었던 2억1000만원보다 1억원 오른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올해 연봉 협상에서는 통합 우승 프리미엄이 더해진다. 더 큰 폭의 연봉 인상을 기대해 볼만하다.
아울러 강백호가 이정후의 5년차 연봉을 경신할지도 관심사다. 이정후는 지난해 연봉으로 5억5000만원을 수령하며 프로 5년차 최고 연봉 기록을 새로 썼다.
강백호가 이정후의 5년차 연봉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지난해 연봉에서 2억4000만원이 인상돼야 한다. 하지만 보수적이고 합리성을 중요시하는 모그룹의 특성을 고려할 때 구단이 파격적으로 2억4000만원을 올려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KT에서 강백호가 갖는 상징성과 지난 시즌 성적, 그리고 통합 우승 프리미엄이 더해지면 예상보다 큰 폭의 연봉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4억원 돌파는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5억원 돌파 여부가 핵심이다.
강백호는 프로 데뷔 후 매년 진화를 거듭했고, 소속팀을 넘어 리그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통합 우승까지 일궈내며 커리어에 ‘V1’을 새겼다.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낸 강백호가 얼마나 인상된 금액에 도장을 찍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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