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영, 748일 동안 준우승만 3번… 마침내 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6일 03시 00분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
강지은에 4-1로 승리 거둬

‘그럴 수도 있어.’

‘당구 여제’ 김가영(39·신한금융투자·사진)은 4일 경기 고양시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여자프로당구(LPBA)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강지은(29·크라운해태)에게 3세트를 내준 뒤 계속해서 이 말을 되뇌었다.

실수가 나온 건 김가영이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서 가던 3세트 10-10 동점 상황이었다. 공격 기회를 잡은 김가영이 1점만 올리면 3-0으로 앞서갈 수 있던 상황. 그러나 김가영은 자기 수구인 하얀색 공 대신 상대 노란색 수구를 치는 ‘오구 파울’을 했다. 어부지리로 세트를 끝낼 기회를 잡은 강지은이 점수를 올리면서 김가영은 2-1로 쫓기게 됐다.

‘그럴 수도 있다’는 주문은 곧바로 힘을 발휘했다. 4세트 때는 6이닝 만에 일방적인 승리(11-1)를 가져왔고, 5세트 때는 이날 가장 짧은 5이닝 만에 승리를 확정지었다. 김가영은 결국 4-1(11-6, 11-6, 10-11, 11-1, 11-6) 승리를 거두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가영이 LPBA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2019년 SK렌터카 챔피언십 이후 이날이 748일 만에 처음이었다. 그 사이 LPBA 최다 준우승(3회)이라는 달갑지 않은 기록까지 세웠다. 김가영은 이날 우승으로 상금 3000만 원, 랭킹포인트 2만 점을 챙겼다.

김가영은 “나는 실수를 잘 용납하지 못하는 편이다. 스스로에게 화가 나 컨트롤이 어려워진다”면서도 “머리로는 받아들여도 몸으로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다. 3년 동안 했던 모든 노력과 고생을 보상받는 느낌이 들어 너무 행복하다”고 밝혔다.

#김가영#우승#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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