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최강 공격 화력을 자랑하는 2위 SK와 3위 KGC가 9일 정면 대결을 펼친다. 선두 KT가 2연패로 주춤하는 상황에서 선두권 판도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경기다.
한국 농구에서 뛰면서 별명이나 수식어가 만들어져 오래 불리는 농구인은 드물다. 현 프로농구 감독 중에도 몇 없다. SK 전희철(49) 감독과 KGC 김승기(50) 감독은 현역 시절 ‘에어본’과 ‘터보 가드’로 불리며 남자 농구 전성시대를 이끈 오빠부대 스타 출신 지도자다. 대방초등학교 동창(김 감독이 2년 선배)인 둘은 현역 은퇴 후 10여년 가까이 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오래 한 공통점이 있다. 전 감독이 이번 시즌 승격해 SK 사령탑을 맡으면서 정규리그에서 3번의 맞대결을 벌였고 9일 자존심을 건 4번째 대결을 벌이게 됐다.
지금까지 둘의 승부는 김 감독의 완승. KGC는 이번 시즌 3차례 SK와의 맞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팀 득점 전체 1(KGC), 2위(SK)답게 3경기 모두 서로 창과 창으로 치고받는 ‘닥공’ 양상이 전개됐고, 집중력에서 앞선 KGC가 웃었다. 3승을 거둔 김 감독은 전 감독의 선수 장악력과 경기 운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4번째 승부에 자신감을 보였다. 김 감독은 “변준형, 전성현, 문성곤이 앞선에서 늘 하던 대로 공격에서 전방위 득점을 하고 수비에서 압박으로 숨통을 조일 것”이라고 했다. KGC는 SK전 3경기에서 평균 98.3점을 몰아치는 득점력을 과시했다.
3라운드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변준형의 리딩에 특히 기대가 크다. 변준형은 SK와의 3번째 대결에서 18점을 올리며 12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상대 전적 열세를 느낀 SK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도 적극 파고들 참이다. 김 감독은 “최준용이 KGC 전에서 기복이 있다. 자밀 워니도 우리 (오마리) 스펠맨에게 상당한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있다. 그러다 무리하거나 덤비는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워니와 스펠맨은 0.1점 차로 득점 전체 2, 3위다.
김 감독과의 대결에 “명장을 상대하기 어렵다”고 몸을 낮춘 전 감독은 “4번째 경기는 리바운드와 수비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SK도 KGC 전에서 평균 91.7점을 넣었다. 최근에는 김선형의 리딩과 최준용의 속공, 2대2 공격이 살아났다. 하지만 KGC전에서는 100점에 육박하는 실점을 했다. 전 감독은 “SK는 외곽 능력이 강한 팀에 다소 약하다. KGC가 그런 팀”이라며 “우리가 높이는 있지만 리바운드 싸움에서 압도를 못했다. 공격 리바운드를 못 잡고 속공을 당할 때는 전 선수가 리바운드에 가담하다보니 3점 슛 기회까지 자주 허용했다. 해결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전에서만 평균 17.0 득점과 공격 리바운드를 8개나 잡아낸 KGC 고참 오세근의 봉쇄도 중요하다. 전 감독은 “전성현과 변준형은 매 경기 평균 점수를 넣는다. 대신 오세근의 공격을 못 막았다. 득점과 파생 공격 기록을 대폭 줄일 것”이라며 기막힌 반전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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