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17세 이하 홈런더비 1위
190cm-91kg 거구에 도루왕
고교 입학후 투수서 야수 전환
2년 전 야구 유망주 조원빈(19·사진)이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쏘아올린 홈런이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까지 뻗어나갔다.
서울컨벤션고 출신 조원빈이 16일 미국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국제 아마추어 선수 계약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8월 KBO리그 1차 지명 대신 미국행을 선언한 뒤 약 5개월 만이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조원빈을 “다재다능한 파워 히터”라고 소개하며 영입 소식을 알렸다. 포지션은 중견수, 계약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빅리그를 향한 조원빈의 도전은 2020년 시작됐다. 당시 그는 알링턴에서 열린 2021 파워 쇼케이스 주최 17세 이하 홈런 더비에서 최장 비거리 148m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졸업 전부터 MLB 스카우트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고 온 셈이다.
조원빈은 KBO리그의 선배 나성범(33·KIA)을 생각하며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세인트루이스 관계자는 전 메이저리거 최희섭(43·LA 다저스·은퇴)을 떠올렸다. 최희섭은 MLB 통산 40홈런을 기록한 장거리 타자였다. 서로 생각한 인물은 달랐지만 문제될 건 없었다. 구단은 거포형 야수를 원했고, 조원빈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조원빈은 키 190cm, 몸무게 91kg에 강한 힘을 가진 외야수로 평가받는다. 고교 통산 타율 0.362(130타수 47안타), 5홈런, 30도루, 29타점을 기록했다. 발도 빠르다.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최근 2년 사이 연속 최다도루상을 수상했다.
빅리그 데뷔 가능성은 온전히 본인에게 달려 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MLB 해설위원은 “거포 자질이 충분히 있는 선수”라면서도 “미국의 외진 지역에서 기약 없는 마이너리그 시절을 견뎌낼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메이저리거 추신수가 스즈키 이치로를 쫓아가며 성장했듯 조원빈도 롤모델을 찾아 적극적으로 배워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단 전 타지 생활에는 거부감이 없어 보인다. 유영원 서울컨벤션고 감독은 “미국 음식도 입맛에 맞아 하고, 외로움을 타지도 않는다. 원빈이는 미국 생활을 즐거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승환(40·삼성·2016∼2017년)과 김광현(34·2020∼2021년) 등 한국인 선수가 뛰었던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하게 돼 적응이 빠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원빈은 고교 진학 후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하며 석 달 만에 몸무게를 115kg에서 90kg까지 감량했다. 국내 지도자들로부터 “독하다”는 평가를 받은 그가 해외 지도자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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