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을 참아왔던 흥을 한 번에 터뜨렸다.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은 팬과 선수들을 위한 축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2018∼2019시즌 이후 처음 열린 올스타전에는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각양각색 세리머니가 쏟아졌다. 예매 시작 1분 만에 전석(2679석)이 매진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던 이번 올스타전에는 초청 인원을 포함해 총 2850명이 입장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일환으로 관중석의 50%만 개방됐다.
축제의 중심에는 3년 차 센터 현대건설 이다현(21)이 있었다. 전문위원 추천으로 생애 첫 올스타전 무대를 밟은 이다현은 경기 내내 댄스 세리머니로 코트를 빛냈다. 이날 팬들이 붙여준 별명 ‘다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이다현은 득점 상황에서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 소속팀 선배 정지윤(21)과 함께 박진영의 ‘When we disco’ 노래에 맞춰 미리 준비한 댄스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이다현은 이날 기자단 투표 결과 전체 31표 중 21표를 받아 여자부 세리머니상을 수상했다. 초등학교 때 배구에 앞서 발레를 배우기도 했던 이다현은 “세리머니상을 조금 노리긴 했다. 올스타전 참가자 중 나이가 가장 어린 만큼 언니들이 많이 하라고 해서 했다”며 웃었다.
동료들도 각종 퍼포먼스로 화답했다. 경기 내내 흥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남자부 KB손해보험의 케이타(21)는 서브 콘테스트 당시 선심 대신 깃발을 들며 팬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케이타는 총 8표로 남자부 세리머니상을 탔다.
1세트는 여자부, 2세트는 혼성, 3세트는 남자부로 치러진 올스타전에서는 V스타가 K스타에 41-40 한 점 차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세트제가 아닌 총점제로 치러졌다.
올스타전 전통 행사인 서브 퀸&킹 콘테스트도 열렸다. 처음으로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콘테스트에서는 여자부 KGC인삼공사 이소영(28)이 시속 91km를, 남자부 OK금융그룹 조재성(27)이 시속 121km를 각각 결승전에서 기록하며 정상에 섰다. 여자부 역대 최초로 세 차례 서브 퀸이 된 이소영은 경기에서도 양 팀 최다인 6점을 올리며 31표 중 16표를 획득해 여자부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남자부 MVP는 31표 중 8표를 얻은 한국전력 임성진(23)에게 돌아갔다. 생애 첫 올스타전을 맛본 임성진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또 나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올스타전에 앞서 중국 슈퍼리그를 마치고 이달 귀국한 ‘배구여제’ 김연경(34)이 코트 위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이날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딴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여자배구 대표팀(동메달) 선배들을 코트 위에서 만나 꽃다발과 등번호 1976이 새겨진 기념 유니폼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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