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만 원에 ‘탁구 요정’ 신유빈(18·대한항공)과 탁구 칠 기회가 주어진다면 탁구 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신유빈이 부상에서 일찍 회복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23일 수원 ‘스튜디오T’에서 만난 안재형 프로탁구리그위원장(57)은 “이번에 실패하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란 절박한 심정으로 프로탁구리그 첫 시즌을 준비 중”이라며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과 선수들의 탁구 경기 등 다양한 활동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실업탁구연맹이 28일 프로탁구리그를 출범시킨다. 20년간 이어져온 프로탁구 출범 논의는 최근 블록체인 전문기업 두나무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으면서 현실로 이뤄졌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은 경기 사이마다 선수들과 탁구를 쳐보는 기회도 얻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 입장권은 성인 1만 원, 청소년 5000원, 수용 가능 인원은 300석가량이다.
리그 출범이 늦게나마 실현된 만큼 안 위원장은 리그 흥행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독일은 1933년 ‘분데스리가’를 창설했고, 중국의 ‘슈퍼리그’(2000년), 일본의 ‘T리그’(2018년)도 한국보다 빨랐다. 안 위원장은 “늦어도 세 번째 시즌부터는 새로운 형태의 프로연맹을 설립해 지방 연고 구단 창설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신유빈이 속한 ‘삐약이 대한항공’(가칭)과 같이 특색 있는 구단 닉네임을 만나보게 될지도 모른다. 안 위원장은 “리그 활성화를 위해서는 야구나 배구처럼 탁구 팬들이 특정 구단에 애정을 쏟고 팬심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르면 다음 시즌부터 동물을 활용한 마스코트와 구단 닉네임, 로고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탁구리그에서는 세계 최초로 1매치 ‘3세트제’도 도입된다. 중국 등 대다수 프로리그는 1매치 ‘5세트제’를 채택하고 있다. 세트 수가 많으면 승부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변수도 줄어든다. ‘3세트제’ 도입은 최근 세계 탁구계의 화두로 자리 잡았다.
경기마다 펼쳐질 ‘에이스 매치’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프로탁구리그는 승점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 단체전(5전 3선승제)에서 승리한 구단이 승점 3을, 패배한 구단은 1점을 가져간다. 그런데 프로탁구리그는 특정 팀이 3-0으로 승리할 경우에는 흥행을 위해 반드시 네 번째 매치를 치르도록 했다. 네 번째 매치는 구단별 에이스를 투입하는 핵심 경기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4-0으로 이기는 구단은 승점 4를 가져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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